"상금 80만달러(약 6억2,000만원)를 잡아라"

추석으로 한주 쉬었던 국내골프계는 이번주 한국오픈과 제일모직로즈
여자오픈등 2개의 초대형 대회가 열림으로써 다시 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국제대회인 두 대회는 총상금이 40만달러(약 3억1,000만원)씩으로 똑같다.

국내 최대규모의 상금이 걸린 두 대회가 같은 주에 동시에 열리기는 국내
골프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골프의 양적 규모가 그만큼 성장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나 갤러리들의 입장과는 달리 대회를 치러야하는 주최측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지 않을수 없게 됐다.

한국도 이제 "한 주 두 대회"시대에 본격 접어듦으로써 대회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오픈(코오롱상사 주최)과 제일모직오픈은 대조적인 면도 있지만,
중복된 일정으로 인해 피할수없는 경쟁을 벌여야하는 측면이 더 많다.

남자대회로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오픈은 대회장소가 뉴코리아CC로 강북이고
국내 골프대회중 두번째로 긴 역사(38회)를 갖고 있다.

여자대회인 제일모직로즈오픈은 대회장소가 88CC로 강남이라는 점과 올해
창설된 대회라는 점에서 한국오픈과 구분된다.

반면 한국오픈은 코오롱,제일모직오픈은 삼성이라는 대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어 두 그룹의 대리전 성격도 띠고 있다.

코오롱 이동찬회장은 대한골프협회회장으로서 한국골프를 대표하는
인물이며, 삼성 이건희회장의 골프애착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두 대회는 텔레비전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지만 한국오픈은 문화방송이,
제일모직오픈은 서울방송이 후원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14~17일 뉴코리아CC에서 열리는 한국오픈에는 최상호 박남신 최광수등
국내 최정상 프로 120명과 14개국에서 74명의 프로,그리고 아마추어
73명등 267명이 출전,호쾌하고 공격적인 골프를 선보인다.

15~17일 88CC서코스에서 열리는 제일모직오픈에는 골프여왕 베시 킹,
유럽상금1위 헬렌 알프레드슨,재미교포 펄신등 세계적 스타와 이오순
박세리등 국내 프로.아마추어들이 총출전,세계적 기량과 여자골프의
아기자기함을 선보인다.

< 김경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