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라는 높은 관문을 돌파하기 위해 사전에 잠깐 숨을 고를 수 있는
도약대.

아니면 멋지게 솟구치는 다이빙곡선을 그리기 위해 도움받는 스프링보드.

이와같은 역할을 맡을 취업예비학교가 생긴다.

올 하반기부터 주요 대기업들이 필기시험을 없애고 직무능력시험을 도입
하는 등 전형절차가 한층 다양해져서 취업스쿨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업
준비생들의 요청에 따라 개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산학연계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이 취업예비학교를
개설하는 기관은 19년동안 취업정보를 제공해온 대학문화그룹.

이 스쿨의 이름은 ''엘리트 뱅크''.

엘리트 뱅크는 9월부터 특정한 기준에 드는 취업준비생들을 선발해 교육
시켜 입사희망기업에 전원 추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업들도 안심하고
인재를 고를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산업체와 교육기관이 밀접한 관계를 맺어 구인과 구직이라는 서로의 요구를
일치시키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산학다이렉트채용''이다.

이 취업학교는 채용희망기업과 학생들을 회원제로 관리하게 된다.

교육프로그램은 체험과 실습위주로 진행되며 현장교육을 중시해 기업실무형
인재를 키우는데 최대역점이 주어진다.

최근 기업들이 자원봉사경력자나 배낭여행경험자 등을 우대하는 새로운
추세에 맞춘 교과과정인 셈이다.

대학과 기업사이에 가로놓인 어정쩡한 과도기의 협곡을 이어주는 가교노릇
을 하겠다는 것이 취업스쿨의 취지다.

엘리트뱅크는 일단 올해가 시행 1차연도인만큼 4년제대학 재학생중에서
평균 B학점이상이며 토익성적이 우수한 사람만을 한정해 뽑을 계획이다.

여기에 각종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과 입학시험에 해당하는 직무능력검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사람을 우대한다는 조건도 덧붙이기로 했다.

이쯤되면 취업예비학교가 ''가만 놔두어도 잘 취업할 인재들에게 날개를
하나 더 달아주는 귀족학교가 아닌가''라는 따가운 시선도 나옴직하다.

그러나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다.

취업예비학교의 원년이 되는 만큼 입사희망기업에 100%에 가깝도록 입사를
보장하고 신입사원이 된후에도 외국어와 컴퓨터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 심상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