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은 3년가까이 확장세를 지속해온 국내경기가 금년말
부터 하강, 오는 97년에는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차관은 이에따라 안정기조 중심으로 운용해온 경제정책을 내년엔 경기
중립적으로 전환하고 97년에는 설비투자와 재정투자사업을 확대하는등 다소
팽창적인 시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차관은 24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21세기경영인클럽 주최로 열린 조찬모임
에 참석, "우리경제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전반적인 경기하강에 대응해 내년부터 통화 재정등의 경기조절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차관은 경기동향과 관련,엔화약세로 경기정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
하는 견해가 있으나 6~9개월정도의 시차가 있어 급격하게 경기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국내경기는 금년말께 정점에 도달한뒤 완만한 하강세를
지속하며 고원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경제성장은 잠재성장 수준에 근접한 7~8%에 이르고 97년에 저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차관은 특히 엔저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무리한 원화절하와 자본
유입에 따른 통화팽창으로 물가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97년에는 성장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97년에는 다소 팽창적인 대책이 필요하나 통화증발이나 무리한
환율절하등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는 대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투자확대등
실물경제를 부추키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차관은 이밖에 각부문의 행정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거나 폐지하되
독과점과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규제장치를 더욱 강화하겟다고 강조했다.

< 정만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