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상승은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상적으로 크게 떨어져 있던 달러가치가 달러당 1백엔, 1.5마르크 근처
까지 오름으로써 세계경제의 3두마차인 미국 일본 독일경제가 비교적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때문이다.

그동안 지나친 저달러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하면서 세계경제의
먹구름으로 작용해 왔다.

달러당 80엔대와 1.3마르크대의 달러초약세는 외환시장에서 국제핫머니
(투기성단기자금)의 이동을 가속화, 실물경제의 토대가 되는 금융시장을
대혼돈상태로 몰고갔다.

국제금융시장혼란은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의 순조로운 회복에 장애물이 돼왔다.

버블경제붕괴여파로 지난 91년하반기부터 침체하기 시작한 일본경제는
슈퍼엔고라는 치명타를 맞고 회생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본위가 아닌 수출주도형의 경제구조를 갖고있는 일본으로서는 슈퍼엔고
(달러초약세)가 경기를 짓누루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공공투자확대, 금리인하, 행정규제완화등 경기회복을 위한 백약도 슈퍼
엔고 눌려 별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일본경제상황이다.

일본경제는 지난해 4.4분기에 연율로 마이너스3.9%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세계적인 경기회복추세와는 달리 지난 1.4분기에 겨우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실업률은 전후최고(3.2%)상태에 있고 광공업생산은 지난 6월까지 연속
3개월 감소, 경기회복기미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독일의 사정도 비슷하다.

마르크가치상승으로 인한 수출부진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업률은 지난 7월에 9.4%(전달 9%)로 높아졌다.

지난 6월광공업생산과 소매판매액은 전달보다 각각 0.5%및 1% 감소, 경기
둔화조짐이 역력하다.

독일기업들은 마르크하락을 위해 정부측에 금리를 더 내려줄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당국은 금리인하에 따른 물가불안을 우려, 금리인하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엔과 마르크는 하락함으로써 일본과
독일경제는 한숨을 돌릴수 있게 됐다.

달러회복에 따른 엔.마르크하락은 양국의 수출신장에 큰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은 달러가치가 달러당 95엔이상의 달러강세가 지속되면 수출
업체들의 채산성이 확보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의 달러회복세가 장기화돼, 달러당 1백엔내외에서 환율이 정착될 경우
일본경제의 회복세는 가시화될 것으로 여겨진다.

독일역시 달러당 1.5마르크이상으로 달러가치가 올라가면(마르크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경쟁력이 되살아나 경기회복에 기여하게 될것이다.

그동안 달러약세로 인한 수출확대등의 혜택을 보아온 미국경제는 달러가
1백엔근처로 올라가더라도 별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강세는 미경제에 수출경쟁력감퇴라는 부정적인 영향도 주겠지만 일본과
독일의 경제회복에 따른 양국의 미상품수입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게
된다.

따라서 이 득실을 상쇄하면 미국으로서는 달러회복에 따른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현재의 경제성장세를 유지, 당초 예상치인 2.5~3%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가치상승에 따른 마르크하락은 유럽의 환율안정을 도모, 유럽경제
전체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올들어 이탈리아 리라, 스페인 페세타, 영국 파운드화등 다른 유럽통화
가치가 마르크화에 대해 크게 하락, 유럽외환시장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에따라 유럽환율안정장치(ERM)에서 약속한 적정환율수준을 지키기 위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루투갈은 금리를 올리거나 자국통화에 대한 평가
절하조치를 단행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ERM내의 약속된 환율을 지키느라 경제사정을 무시한채 금리를
인상시킬수 밖에 없었던 이탈리아 스페인등은 한때 경기둔화를 맛보기도
했다.

이제 마르크가 달러에 대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덩달아 다른 유럽통화들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임에 따라 유럽통화들간의 환율은 ERM범위안에서
움직이게 됐다.

이는 곧 일부유럽국들이 자국통화가치 방어를 가외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됨을 뜻한다.

또 달러상승에 따른 국제환율안정은 세계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전반적
인 주가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달러회복은 세계경제의 고른 성장을 유도하는 효과를 낼것이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