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년]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고 .. 이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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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두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정치학박사 >
광복50주년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여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해이다.
일본은 82년 이미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돌입하여 13년이 지난 이
시점에는 세계에서 제일 가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일본이 1만달러 시대에서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나타나는 사회변화를 국민들이 슬기롭게 이겨낼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80년대초 경제적인 재도약을 위해 규모를 중시하던 경제정책을
포기하고 질을 중시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했으며 기업가들은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질 것이라는 점을 예견하여 제품의 다양화를 준비하였고,
국민들은 1만달러 시대에 자만하지 않고 검소하고 근면한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정치적으로는 지방자치를 통한 분권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과연 우리 국민들도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사회적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여 10여년 후에는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또한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해방이후 50년이 되는 시점에 우리국민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분야에서
어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극복해야하 과제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경제의식면에서 보면 대다수의 우리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중간정도는 간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믿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낮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향후 5 ~ 10년이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시기라고 믿고
있으면서도 개방을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자신들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일본이
오늘날 경제대국이 되는데 원동력이 된 근면성 친절 단결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경제적으로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 제거되어야 할 걸림돌이
부정부패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으면 재도약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으로 자칫 의욕을
잃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정치분야에 대한 국민의식을 보면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고 불만이 팽배해 있지만 적극적인 정치참여로 현실을 개선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었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이나 당리당략만을 위해 노력해 온 점에 대해
실망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 국민들을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감정이 우리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러한 지역감정이
다음 선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정치에 대해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을 치유하기 위해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국민의식을 보면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적당주의''와 ''대형사고''라고 정의하고 있어 20년전에 ''번영''
이라고 지적하며 희망에 차있던 때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사회 문제로 ''부정부패''를 지적하고 있어 부정부패가
정치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전반에 걸친 모든 문제의 온상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정의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은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본다고 믿고
있으며 범죄현장에 끼어들어 도움을 주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부정적인면이 강하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으며 자신의 미래 생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것은 사회에 대한 불신과 회의 속에서도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이기주의는 특히 젊은층에서 많으며 최근 용돈문제로
아버지를 살해한 박한상 사건에서 보듯 젊은층에서 나타난 각종 살인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또다른 현상은 세대차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의식주의 모든면에서 20대와 30대이상의 노년층 사이의 의식차이에 괴리가
큼을 알 수 있다.
저녁식사로 피자나 햄버거를 먹는 행위나 거리에서 배꼽티를 입고 다니는
행위에 대해서 수긍하는 사람이 20대에서는 8할이나 되는 반면 50대 이상은
3할도 안되는 것을 보아도 세대간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광복 50주년,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로
부정부패, 개방에 대한 두려움, 사회정의에 대한 불신, 정치권의 당리당략,
개인이기주의, 지역감정, 적당주의, 세대간 갈등 등이 지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들은 모두 과거 50년동안 사회정의가 무시되고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았던 우리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의를 회복하려는 정부와 국민 모두의 일치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정치인부터 법을 지키고,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주려는 풍토를 조성한다면 우리 국민들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
광복50주년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여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해이다.
일본은 82년 이미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돌입하여 13년이 지난 이
시점에는 세계에서 제일 가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일본이 1만달러 시대에서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나타나는 사회변화를 국민들이 슬기롭게 이겨낼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80년대초 경제적인 재도약을 위해 규모를 중시하던 경제정책을
포기하고 질을 중시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했으며 기업가들은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질 것이라는 점을 예견하여 제품의 다양화를 준비하였고,
국민들은 1만달러 시대에 자만하지 않고 검소하고 근면한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정치적으로는 지방자치를 통한 분권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과연 우리 국민들도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사회적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여 10여년 후에는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또한 일본과 같은 경제대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해방이후 50년이 되는 시점에 우리국민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분야에서
어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극복해야하 과제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경제의식면에서 보면 대다수의 우리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중간정도는 간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믿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낮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향후 5 ~ 10년이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시기라고 믿고
있으면서도 개방을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자신들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일본이
오늘날 경제대국이 되는데 원동력이 된 근면성 친절 단결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경제적으로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 제거되어야 할 걸림돌이
부정부패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으면 재도약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으로 자칫 의욕을
잃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정치분야에 대한 국민의식을 보면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고 불만이 팽배해 있지만 적극적인 정치참여로 현실을 개선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었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이나 당리당략만을 위해 노력해 온 점에 대해
실망을 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 국민들을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감정이 우리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러한 지역감정이
다음 선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정치에 대해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을 치유하기 위해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국민의식을 보면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적당주의''와 ''대형사고''라고 정의하고 있어 20년전에 ''번영''
이라고 지적하며 희망에 차있던 때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사회 문제로 ''부정부패''를 지적하고 있어 부정부패가
정치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전반에 걸친 모든 문제의 온상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정의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은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본다고 믿고
있으며 범죄현장에 끼어들어 도움을 주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부정적인면이 강하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으며 자신의 미래 생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것은 사회에 대한 불신과 회의 속에서도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이기주의는 특히 젊은층에서 많으며 최근 용돈문제로
아버지를 살해한 박한상 사건에서 보듯 젊은층에서 나타난 각종 살인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또다른 현상은 세대차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의식주의 모든면에서 20대와 30대이상의 노년층 사이의 의식차이에 괴리가
큼을 알 수 있다.
저녁식사로 피자나 햄버거를 먹는 행위나 거리에서 배꼽티를 입고 다니는
행위에 대해서 수긍하는 사람이 20대에서는 8할이나 되는 반면 50대 이상은
3할도 안되는 것을 보아도 세대간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광복 50주년,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로
부정부패, 개방에 대한 두려움, 사회정의에 대한 불신, 정치권의 당리당략,
개인이기주의, 지역감정, 적당주의, 세대간 갈등 등이 지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들은 모두 과거 50년동안 사회정의가 무시되고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았던 우리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의를 회복하려는 정부와 국민 모두의 일치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정치인부터 법을 지키고,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주려는 풍토를 조성한다면 우리 국민들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