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 남북교역이 시작된 이래 남북간 경제교류는 매년 큰폭의 신장세
를 보이고 있다.

통일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교역실적은 2억2,894만4,000달러로 전년비
15.1%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증가에도 불구하고 남북교역은 질적 성장은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반입 반출 품목이 거의 1차산업 품목에 머물러 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앞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장기적 관점의 남북교역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현재 남북간에는 투자보장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대규모
투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 남북간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합의서가 체결되고
청산계정등의 제도장치가 마련될 경우 남북경협은 일종의 산업정책차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북간에는 산업면에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많다.

남한이 2차상품 중심의 공산품에 비교우위가 있다면 북한은 농수산물및
광물자원 시멘트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수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노동코스트가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북한근로자들의 경우 특히 손재주가 좋아 조립산업에서의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 분야에서의 산업협력, 나아가서는 통일후의 산업정책 차원에서
남북교역을 추진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몇몇 산업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

우선 시멘트산업의 경우 93년말 현재 북한의 시멘트생산능력은 1천2백만t
으로 남한의 4분의1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한의 석회석 매장량은 약1천억t으로 추정되고 있어 북한에서도
시멘트산업은 전략산업으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설비자체가 워낙 노후돼있고 전력 유류부족으로 인한 가동률저하가
심각한 상태다.

따라서 남한기업이 도움으로 생산시설을 현대화시킬수 있다면 중국산 이상
의 품질을 가진 시멘트를 남북협력으로 생산해낼수 있게 된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화학비료의 경우도 좋은
케이스다.

북한의 식량난은 주로 냉해에 기인하지만 비료나 농약등 영농기술이 워낙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북한의 비료생산량은 93년현재 3백51만t정도로 남한(4백3만t)과는
50만톤 차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술수준이 낮고 복합비료 생산능력이 뒤져 품질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비료업체들이 북에 진출,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할수 있다면
북한의 비료산업도 성장잠재력을 회복할수 있을 것이다.

< 김정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