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우리나라 교육사상 처음으로 교육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초.중.고교 교육과정 전반에 대해 국가가 평가목표와 수준을 구체적
으로 정해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제"가
도입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제"는 미국의 "전국교육발전평가"(NAEP)나
영국의 "국가교육과정평가"(NCP)제도처럼 국가가 초.중.고교의 교육과정에
대해 학업성취 목표와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한뒤 이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특히 전국 모든 학교에 똑같은 객관적 평가기준이 제공됨으로써 학교간,
지역간 격차가 고려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는 내신성적(종합생활기록부)
작성의 공정성과 신뢰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올해안에 대통령령이나 교육부령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관한 시행규칙"을 마련,빠르면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키로 했다.

박영식교육부장관은 국립교육평가원과 서울대 교육연구소(연구책임자
임인재 교육학과 교수)으로부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모델과
시행규칙등 기본계획을 담고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제도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제출받았다.

평가의 주체는 교육개혁안에 따라 앞으로 설치될 교육좌정평가원에
교육과정평가위원회(가칭)를 구성,전담케 하며 전국 초.중.고 전학생을
대상으로 전 교과목에 걸쳐 실시키로 했다.

다만 시행 첫해에는 혼란을 우려,국교 6학년,중학교 3학년,고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요 교과목에 한해 실시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평가는 매학기말에 실시하며 일정기준에 따라 성취도를 등급화,성취수준에
따른 월반도 가능케할 계획이다.

특히 국어.영어.수학등 교과목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논술평가,
행동평가,개인적 면접평가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며 평가결과를 종합생활
기록부 작성에 활용케 함으로써 평가의 의무화를 유도하고 내신성적
(종합생활기록부)작성의 공정성을 꾀하기로 했다.

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수 있도록 위원장인 교육과정평가원장및 부위원장
을 포함 15명으로 구성되는 교육과정평가위원회에 교육계및 평가전문가는
물론 국회의원,학부모,일반시민,산업계 인사도 참여시킬 방침이다.

이와함께 교육과정평가위원회 산하에 평가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목표의 설정,평가문항의 개발,평가방법및 절차,결과에 대한 분석을
담당케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교마다 교사들의 임의적인 평가로 학생들의
객관적인 학력 측정이 어려웠다"며 "국가수준에서 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학생들의 학년별 영역별 성취도를 평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