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리비에라CC = 김흥구기자 -

<>.지난 7월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열린 영국오픈의 이미지는
엄숙하고 전통적이며 황량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는 이번 제77회 US PGA선수권대회(10~13일, 미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에서 일대 반전을 이룬다.

금년 마지막 메이저인 USPGA선수권대회의 빛깔은 밝고 화려하며
현대적이다.

흰색양복에 멋진 중절모를 쓰고 시거를 입에 문 신사들의 모습, 바로
이런 이미지가 이곳에는 존재한다.

올드코스가 골프의 고향이라면 리비에라CC는 ''스타들의 고향''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로스앤젤레스는 영화와 음악의 도시이고 연예계
스타들의 도시이다. 리비에라CC는 바로 그 LA에 있다.

리비에라CC가 있는 타운의 명칭은 퍼시픽 패러세이드이지만 그 동네의
위치는 부와 명성의 상징인 베벌리힐스 바로 옆이다.

LA지역의 3대골프장으로는 리비에라와 벨에어CC, 그리고 로스앤젤레스CC
가 손꼽히고 특히 베벌리힐스 한복판에 자리잡은 벨에어와 리비에라는
''LA골프''를 대변한다.

<>.이들 골프장의 멤버는 미국 스타들의 집약이다. 26년 개장한 리비에라
는 초창기 시절 클라크 케이블, 케서린 헵번, 글렌 캠블, 제임스 가너,
올리비아 드하빌랜드, 딘 마틴,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하워드 휴즈 등
옛 스타나 갑부들이 즐겨 플레이 한 곳이다.

요즘의 단골은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와 명 프로복서인 슈가 레이
레너드이고 O J 심슨도 전처등의 살해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는 리비에라
의 500명 회원중 터줏대감이었다.

이밖에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레타 그르보 등이 바로 리비에라 근처에
살며 리비에라 페어웨이옆을 산책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었다.

리비에라CC는 미국의 많은 골프장이 그러했듯 89년 일본 부동산회사인
마루킨 쇼지사 소유가 됐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재의 스타들은 벨에어에 몰려있다. 잭 니콜슨,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지 스코트등이 벨에어 멤버이고 딘 마틴, 글렌
캠블, 제임스 가너등도 리비에라에서 적을 옮겼다.

리비에라가 일본인 소유이기는 하지만 운영은 여전히 ''명문적''이다.

많은 회원들이 일본골프관광객을 태운 버스행렬을 염려 했지만 아직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리비에라CC는 미 서부지역 골프를 상징해왔다. 개장당시 리비에라는
''서부의 파인 밸리(파인 밸리는 현재까지도 부동의 세계최고로 불리는
코스)''로 불렸고 1948년에는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최초로 US오픈을
개최한 코스가 됐다.

리비에라는 파71(35,36)에 전장 6,956야드이다. 파5홀은 3개뿐이고
파3홀이 4개이다. 파4홀 11개중 9개가 400야드이상이고 300야드대의
홀은 2개에 불과하다.

리비에라 코스를 설계한 조지 C 토머스는 ''골프는 쉬운 파5홀로 시작돼
정신이 번쩍 들도록 어려운 파4홀로 넘어가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리비에라의 1번홀은 거리 501야드의 이지 파5홀로 돼 있다.

그러나 2번홀(460여드)은 1번홀에 비해 불과 41야드 짧은 파4홀로
페어웨이는 타이트하고 그린은 굴곡지며 오르막 형태이다.

이러한 ''이지 파5홀-어려운 파4홀''의 1~2번홀 구조는 그가 설계한
벨에어와 LA컨트리클럽에도 공히 적용됐다.

리비에라의 ''유명 홀''로는 6번홀(파3.170야드)과 10번홀(파4.321야드)이
꼽힌다.

6번홀은 그린 한가운데에 벙커가 있는 홀이다. 당연히 대회때마다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볼과 홀컵이 벙커양쪽으로 분리돼 있을 경우 아이언으로 그린을 찍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0번홀은 잭 니클로스가 항상 극찬하는 홀이다. 오른쪽으로 약간 꺽인
이홀은 거리가 321야드로 거리상으로는 충분히 원온이 가능하다.

그러나 리비에라의 모든 홀이 그렇듯 그린은 매우 작으며 그 작은
그린은 벙커나 러프, 나무로 둘러쳐져 있다.

원온을 노릴 수는 있지만 그게 안되면 극히 어려운 트러블샷이 불가피
하고 여차하면 더블보기를 각오해야 한다는 게 이곳의 불문율이다.

''가장 위대한 짧은 파4홀''이 바로 리비에라 10번홀의 별칭이다.

흰색 벽과 붉은 지붕의 전형적 스페인풍 클럽하우스. 그 리비에라CC는
LA골프의 모든 화려함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번 PGA선수권도 작열하는
LA의 태양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