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시론] 한국경제의 안전성제고..이한구 <대우경제연>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지난 2~3년간 연속적으로 발생한 대형사고 때문에 우리사회에는 시설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느정도 제고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사회체제나 가치관등 무형적인 분야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는 경우는 아직도 많다.

    안전성의 문제는 경제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차원의 생활경제에선 실업당했을때나 은퇴후의 생활수준이 현격히
    떨어질 위험이 크고 갑자기 돈쓸일이 생겼을때 생활자금융자에의
    길이 막혀 있는게 그 예이다.

    그러나 정작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일은 우리의 경우 국민경제가
    별로 안전하지 못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으로 국경이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떠들고 있으나 아직도 각국
    정부주도의 민족주의 내지 자국인 우선주의,자국산업보호주의,수출지향과
    수입억제정책은 주어진 현실이다.

    국제분업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면 우리가 잘할수 없는
    분야는 전적으로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대신 많은 자원을 우리가
    자신있는 부문에 투입하는게 옳다.

    그러나 이것은 평화시의 정태적 전략일 뿐이다.

    국제관계란 항상 질서있게 맺어지는게 아니다.

    긴장의 연속일 수도 있고 정태적 이익이 동태적 손해를 가져오는게
    예사이다.

    이럴 경우 상대방이 국방 외교 종교 심지어는 환경오염이나 다른
    경제부문에서 그들의 이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우리에게 압박을
    가할때 우리가 그것을 거절하지 못하는 틀속에 있다면 국제분업의
    이익을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떠한 유형.무형의 자산과 주권을
    회생시켜야 될지도 모르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리한 외국의 요구를 거절하려면 엄청난 고통을
    받을 각오를 하면서 살아가려는 듯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선 저축률과 투자율의 갭이 계속 벌어져도 또 기업에 대한 가계의
    자금부족보전율이 70%이하로 떨어져도 별로 걱정을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수준미만인 시절 일본의 가계저축률은
    21%까지 올라갔으나 한국은 삼저호황으로 갑자기 떼돈이 생겼을때
    최고 17%의 가계저축률을 기록한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지난 1~2년간 이처럼 좋은 해외환경속에서조차 국제수지적자가 싸여도
    주로 자본재 수입용이니까 괜찮다는 식의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둘째 우리의 자연조건 때문에 식량자급율 에너지자급률 소재자급률이
    낮은 만큼 절약하는 사회체제라도 마련해야 할텐데 이점에서 부감증이다.

    부가가치 1단위 올리는데 에너지소비는 2배를 요구한다.

    전체 수입액중 자본재의 비중이 81년에 24%수준에서 93년에 36%수준으로
    올라가도 태평이다.

    중간재의 수입의존도는 10년 전에 비해 다소 떨어진 19%이지만 이도
    일본(70년에 3.3%)등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셋째,시장을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쇼크가 있으면 그만큼 더많이 출렁거릴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94년의 경우 GNP대비 수출액의 비중은 37%,수입액의 비중은 38%인데
    일본의 경우 14%수준과 대비된다.

    더구나 수출금액이 변동하는 요인분석을 하여 보면 주로 수출물량때문이지
    수출단가의 위치는 낮다.

    또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에의 의존도가 높다.

    특정상품 특정국가에의 의존도 또한 매우 높다.

    그만큼 수출금액이 흔들거리고 국민경제에 충격을 가할 가능성은
    크게 된다.

    넷째, 부가가치가 높고 앞으로 시장개방이 불가피한 서비스시장과
    관련된 무역외 거래의 비중(대무역거래)은 한국이 25%로서 선진국(미국
    53%,일본 73%)에 비해 매우 낮다.

    기술수입에 연간 10억달러를 쓰면서 GNP대비 R&D비중은 2.2%에 불과하다.

    기술의 대외의존도가 높을게 뻔하고,기술도입방법도 사실은 최신기계
    사오는게 주류이기 때문에 응용능력이 제대로 파급되지 않는다.

    다섯째,해외투자도 지역별 업종별로 집중되어 있다.

    인구밀도는 세계2위에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한나라 정치 경제 사회의 핵심부분이 호전적인 북한의 코앞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지 오래다.

    산업간의 연관도나 기업들끼리의 전문화 분업체계 또한 형편없다.

    독불장군 스타일이기 때문에 국내에의 전파효과는 낮고,외국에서는
    공격하기 쉽다.

    이상의 특성은 과거 수출주도전략 중화학공업정책의 결실을 빨리
    나타내어 보이려고 하는 과정에서 쌓인 현상이다.

    나름대로 값어치는 있었다.

    주체를 고집하고 안전우선의 전략으로 일관한 북한보다 고도성장을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곤란하다.

    우선은 가치관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재산이 늘어나면 보험료를 물고서라도 보장을 찾는 원리와 비슷하다.

    우리시장은 미국에서 떠오르는 시장( Big Emerging Market )으로
    지정하는등 선진외국이 압박을 가해서라도 그들의 이익을 챙기고
    싶어할만큼 통통하게 살찐 듯이 보인다.

    이럴때일수록 협박에 굴복하기 쉬운 체질은 두고두고 큰 화를 부를
    것이다.

    평화시의 고성장에 탐닉하다보니까 국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고 존립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둘째로 대외노출도와 대외의존도가 심한만큼 외부의 쇼크는 빈발한데
    그것이 빠르고 강하게 우리에게 전달된다.

    자연히 사회전체로선 외부쇼크에의 적응비용이 커질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국내에선 허약체질이 계속 방치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경제는 안전도의 제고를 위해 성장률을 떨어뜨려야
    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그럴 각오는 해야한다.

    최소한 "성장률둔화=사회적위기"라는 과거 타성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 No "라고 얘기하고 그로 인해 위기가
    도래할 때라도 버틸만한 안전장치는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성장과 안전의 조화가 관심사인데 이를 달성할 구체적 실천계획은
    과연 있는가.

    첫째는 고비용.저효율 구조 타파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국제질서가 험악해도 한국제를 찾도록 만드는게 최선의 안정화 방안이다.

    둘째는 다각화이다.

    각종산업분야가 균형있고 연관성있게 발전되고 수출지역이나 상품의
    다각화,대외거래형태의 다각화,지역적 분산,거래상대방의 다양화
    모두가 필요하다.

    각종 제도나 정책의 자유화와 시장의 탄력화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행정수도이전이나 강력한 수도권분산정책이 요망된다.

    셋째는 핵심장악력의 제고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는만큼 외국도 우리에게 함부로 대할수 없게 되는
    틀과 사연이 만들어져야 한다.

    핵심부품이든 핵심고객이되든 여러분야에서 그야말로 중심역할을 해낼수
    있는 능력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키울일이다.

    넷째는 경기는 진정시키고 우리 생활규모를 줄이는 일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대외의존도가 비교적 높은게 하나의 숙명이다.

    그러나 주체성있는 경제와 자존심있는 생활을 영위하려면 불필요한
    대외의존은 피해야 한다.

    저축증대 뿐아니라 대체에너지.신소재개발도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분야이다.

    재정긴축도 필수적이다.

    가격파괴를 위한 규제완화도 필요하다.

    금융산업도 약간 추울때 체질은 개선되고 체력이 증강된다.

    다섯째는 내부단결을 공고히 하기위한 가치관의 공유노력이 필요하다.

    농민과 어민,그리고 중소기업.영세상인.사양산업이나 도태기업이
    배출하는 인력들의 경쟁능력제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0일자).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붉은 말의 해, 다시 뛰는 K패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과거 신정과 구정으로 나뉘어 설을 두 번 쇠던 우리나라에서 이 인사는 전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체감상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도 이 말이 유독 싫증 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해가 바뀌는 동안 몇 번을 들어도, 몇 번을 건네도,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새해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시간이라서일 것이다.필자는 말띠다. 올해는 병오년, 붉은 말의 해다. 그래서인지 새해 첫날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를 전하는 이 순간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 자체가 필자에게 허락된 올해의 첫 번째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우리에게 설날은 단순한 연휴가 아니라 한 해의 마음가짐을 새로 고쳐 입는 날이다. 새해를 맞아 새 옷을 입는 ‘설빔’의 풍습처럼, 우리는 해마다 새 마음과 새 각오로 자신을 단장해 왔다. 패션이 단순한 옷을 넘어 태도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언어라면, 설빔은 그 상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문화다.기업을 경영하는 대표로 그리고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협회 회장으로 새해를 맞으며 필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나는 어떤 자세로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할까.’한 단어로 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자각에서 오는 ‘절실함’이었다. 그러나 이 절실함은 불안이라기보다 다시 단단히 준비하자는 다짐에 가깝다.2026년을 향한 한국 패션산업의 환경 역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세계 경제는 회복과 조정의 경계에 서 있고, 소비는 필요와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며 보다 신중해졌다. 지금은 단순한 경기의 오르내림을 논하기보다 산업의

    2. 2

      [데스크 칼럼] 2026년에도 몰래 증세한 한국

      미국인들은 연말이 되면 미 국세청(IRS)의 발표를 유심히 살핀다. IRS는 매년 말 이듬해 적용될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이를 자동으로 높이는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명목소득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감세(소득세 최고세율 39.6%→37%)가 시행된 2018년 소득세율 35%가 적용된 과표 구간은 20만~50만달러(1인 기준)였다. 이 구간은 2025년 25만525~62만6350달러로 높아졌고, 2026년에는 25만6226~64만600달러로 더 올라간다. ‘숨은 증세’(stealth tax)를 막는 이런 투명한 조세 시스템 덕분에 미국인들은 실질소득이 늘지 않았다면 세금 부담이 증가하지 않는다. 숨은 증세 없는 선진국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몇 년을 끌어온 증세 방안을 발표했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집권 노동당이 선택한 핵심은 소득세 과표 구간과 연금보험 공제 한도를 한시적으로 동결하는 것이었다. 법정 세율을 높이진 않았지만,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에 따라 실질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만든 것이다. 영국 재무부는 이런 조치 등을 통해 2029~2030년 회계연도까지 연간 260억파운드(약 50조5000억원) 규모의 세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2026년 첫날이 밝았다. 한국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증세가 이뤄졌다. 소득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의 과표가 자동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과표는 어쩌다 한 번 손볼 뿐이다. 특히 35%의 초고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8800만원 초과’는 2008년 세법 개편 이후 20년이 거의 다 되도록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

    3. 3

      [조일훈 칼럼] 청년과 기업을 위한 나라여야 한다

      모든 것이 한결같은, 정상(定常) 상태라는 것은 없다. 항구적 경계라는 것도 없다. 종전을 앞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안다.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젊은 목숨의 희생에도 영토의 상당 지역을 내줘야 할 판이다. 그러고도 안전과 평화에 대한 보장은 요원하다. 한국에서 약 7700㎞ 거리의 우크라이나 국경 파괴는 전 세계적인 군비 확장과 북·러 군사동맹이라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조선·방산 특수라는 망외의 효과를 보고 있지만 한국의 안보 지형도 급변했다. 핵을 거머쥔 김정은은 러시아라는 강력한 후원자를 확보하면서 한반도 신냉전 구상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판이 흔들리고 기존 질서가 해체되면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분출된다. 우리는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주에 꽤나 시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소국 설움’ 운운할 정도로 미국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었다. 이제 엄청난 돈과 일자리가 미국으로 옮겨갈 판이다. 대미 투자 역시 양날의 칼이다. 실패 위험을 고스란히 안는 대신에 미국의 첨단기술을 우리 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중 사이 샌드위치 운명미국이 한국 일본 같은 우방을 상대로 실리를 챙기는 동안에도 중국의 패권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아직 미국을 정면으로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중국은 별로 약점이 없는 나라다. 노동-기술집약적 산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도 거대 창업국가의 기업가정신이 들끓는다.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역전시키고 있다. 중국의 한국 추월은 ‘예정된 미래’가 아니라 ‘완료된 현실’이다. 새로운 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