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될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비해 얼마나 많은 돈이 어디로
흘러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2년전에 금융실명제의 시행이 전격적으로 발표됐지만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자금이동은 정작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할수있다.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2일 관계당국에 제출한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은행권의 총수신 246조원 가운데 약19조5,000억원이 종합과세 대상
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투금 종금사에서 4조~5조원,투신사에서 2조~3조원,신용금고에서
3조~4조원이 각각 움직인다면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자금이동
규모는 28조~33조원에 이를수 있다.

물론 이 많은 돈이 반드시 움직이는 것은 아니며 가능성만 있을 뿐이다.

특히 자금이동의 원인이 단순히 세금을 피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자금이동규모는 예상보다 작을수 있다.

금융소득이 연간 4,000만원을 넘더라도 최고세율 40%가 적용되려면
근로소득이 6,000만원 이상이어야 하며 설사 40%가 적용되더라도
금융소득이 5,000만원이하인 경우에는 세금부담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권및 제2금융권의 상당한 자금이 종합과세를 피할수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로 이동할 전망이며 장기채를 구입하는 돈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자금이동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해도 일과성에 불과하며
수익성과 안정성의 우열에 따른 금융상품간의 대체현상일 뿐이다.

그러나 대규모 자금이동을 틈타 신분노출을 꺼리는 자금이 실명제의
그물을 빠져나가려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금융실명제가 시행된지 벌써 2년이 돼가지만 시중에는 아직도 가.차명
계좌에 거액의 뭉칫돈이 잠겨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전직 대통령중의 4,000억원대 가.차명
계좌 보유설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 자금의 이동범위는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부동산 서화 골동품등
실물자산,사채등 비제도권 금융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다.

따라서 이들 뭉칫돈이 금융시장을 이탈하여 부동산투기나 지하경제로
흘러가지 않도록 정책당국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종합과세를 피해 이동하는 자금이 금융시장을 이탈하지
않도록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자금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세금이외에도 경쟁금융상품의 수익성
및 안정성,금융시장 개방이후의 금리전망, 3단계 금리자유화 이후의
금융기관대응 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동산투기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부동산실명제를 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

행여 "개혁보완"을 핑계로 농지투기 등에 대한 단속을 느슨하게 할 경우
걷잡을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가.차명 계좌에 대한 동향파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금융기관들은 변칙적인 영업을 삼가야 한다.

다만 금융실명제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분리과세형 금융상품을 남발해서는
곤란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