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은 21일 미국이 빠진 가운데 진행된 금융서비
스시장 개방에 관한 협상에서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협약 잠정안에 합의
했다.

이 잠정안은 WTO가 96년8월부터 97년말까지 금융서비스협약을 잠정적으로
적용,부분적이나마 전세계 금융시장을 개방하면서 개방 확대를 겨냥한
금융서비스협상을 계속해 미국이 합류토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잠정안이 마련됨에 따라 최종시한인 28일 이전에 WTO 금융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이 아직 잠정안을 수용할 것인지 최종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타결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지난 6월29일 개도국들의 시장개방안에 불만을
품고 협상장을 떠나면서 밝혔던 "시장개방이 미흡한 국가에 대해서는
최혜국(MFN)대우를 박탈하고 쌍무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철회해야만
EU가 제안한 금융시장개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리언 브리튼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4일 로버트 루빈
미재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최혜국대우 철회방침에 관해 협의하기로
했다.

WTO는 최종시한을 이틀 앞둔 26일 서비스위원회를 소집,브리튼-루빈
협상 결과와 일본 한국의 입장을 토대로 협상 타결을 모색할 예정이다.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 협상 대표들은 금융서비스협약이 타결되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과 한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며
26일 이전에 두 나라가 잠정안 수용의사를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레나토 루지에로 WTO 사무총장은 21일 잠정안이 합의된뒤 "미국은
매우 협조적이다"면서 "앞으로 2년반동안 회원국들이 시장개방안을
개선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미국이 동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