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문학"을 주제로 한 제1회 한국해양문학심포지엄이 8일 오후
2시 강원도 동해시문예회관에서 열린다.

한국문인협회동해지부가 주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해양문학선집"
(전8권 한국경제신문사간)출간을 계기로 그동안 우리문학사에서 소외됐던
바다와 인간삶의 관계를 최초로 조명하는 자리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평론가 최영호씨(해군사관학교교수)는 이날 발표할 "한국문학의 바다,
찾아야 할 우리의 현실"에서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자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지의 세계로 열린 바다와 우리 삶의 밑자리를 확인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출구찾기에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1부 주제발표자 조규익씨(숭실대교수)는 "고전문학과 바다체험"에서
"옛부터 바다는 공포와 희망의 경계를 뛰어넘는 모험의 장이었다"고
밝히고 "고전속의 바다이야기들은 주로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도전
과정을 그렸으며 시나 노래는 미학적으로 승화된 서정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사실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세와 구칠의 이야기"
("삼국사기"권 제4, 진평왕조)와 이경직의 "부상록" 장한철의 "표해록"
등 서사작품에 그대로 반영돼 있으며, "속사미인곡" "일동장유가"등
고전시가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

작가 엄창석씨는 "창작모티브로서의 바다"를 통해 "육지의 삶에서
받는 곤고함과 억눌림이 바다에서는 새로운 신화의 꿈으로 펼쳐진다"며
"이는 작가의 심리속에 강렬하고 독특한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탈출
욕망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원시적 상상력, 시원성의 발견은 바다를 모티브로 하는 작가
에게 중요한 심리체험을 안겨주지만 바다는 어떤 작가에게도 완전하게
점령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부 주제발표자인 작가 이원규씨는 "인천의 바다와 현대문학"에서
급격한 산업화과정에서 항구도시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소개한다.

강경애의 "인간문제"와 월북작가 현덕의 "남생이", 이상의 "지주회시",
오정희의 "중국인거리", 윤후명의 "갈매기", 이원규의 "무너지는 바다",
정동수의 "꿈의 파종"등이 인천배경소설들.

배인철 조병화 낭승만 조우성 김윤식 정승렬 윤제림 이문재 장석남
등의 시에도 바다내음이 물씬 배어 있다.

제주도작가 현길언씨는 "섬의 주변적 역사성과 문학의 과제"에서
"4.3사태등 제주의 비극은 이념대립보다 주변부적 삶의 실상에 대한
탐구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문학이 관심을 가질 부분은
섬이 지니는 주변적 실상과 인간의 욕망을 거스르는 반이데올로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3부 종합토론에는 작가 임철우 양헌석 심상대 시인 고형열 이상국씨
등이 참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