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관리직사원 1천2백여명이 5일 아산만공장에서 집회를 갖고 생산
직 위주의 회사 경영체제를 비난하고 이의 개선을 촉구했다.

또 6일에는 아산만공장 소하리공장 시흥중앙연구소에 관리직사원 대표자들
이 각각 집회를 갖고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최고경영진의 퇴진
운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과장 대리급을 주축으로 하는 이들 "화이트 칼라"는 지난달에 있었던 노사
분규중 아산만 상용조립부장등 관리직 사원들을 구타한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할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또 생산직 사원 위주의 회사경영에서 탈피,일반직 사원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원협의체 구성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회사경영의 실책을 내부의 잘못으로 돌려 관리직들의 임금을 몇
년째 동결하면서도 94년 대규모 적자를 낸것은 경영층의 무능 탓"이라며 최
고경영진의 퇴진과 함께 회사측이 실질적인 경영개혁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
구했다.

이들 관리직사원들은 이같은 조건을 경영층이 수용할 때까지 오후5시30분
정시퇴근을 준수하는 준법 투쟁과 함께 단체월차 집단사표등의 강경책도 불
사키로 했다.

기아 관리직이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사측이 생산직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면서부터 공장운영조차 제대로 할수 없을 정도로 기강
이 해이해진데서 비롯됐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특히 사측이 "무분규"에만 집착해 징계위원회를 노사동수로 해달라는 노조
요구까지 들어주면서 생산직들이 관리직의 지시사항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가
하면 심지어 관리직에 대한 집단구타 사례까지 발생하자 자구책 마련이 시급
했다는 지적이다.

생산직과 관리직의 임금역전현상이 발생하는 데도 회사측이 생산직들의 임
금인상요구만을 수용할 뿐 관리직들에게는 일방적인 "허리띠 졸라 매기"를
강요해온 것도 집단행동의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측은 이날 한승준사장 주재로 아산만공장에서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아
직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