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하구라 노부야 <일한경제협 회장>에 듣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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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로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맞았다.
65년 6월22일 당시 한국정부의 수석 전권대표인 이동원 외무부장관과
일본측 대표인 시나 외상에 의해 한-일 기본조약이 조인, 두나라 관계변화
의 계기가 마련된지 30년이 흐른 것이다.
그뒤 6개월가량 지나 12월18일 이 조약이 정식 발효, 한-일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한일양국은 이제 정치 경제등면에서 서로간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양국을 왕래하는 국민들도 연간 약4백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한일간에는 아직도 민족감정 무역불균형문제등 많은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하구라 노부야 일한경제협회회장(76)을 만나 보다 바람직한 한일경제관계를
위한 의견등을 들어봤다.
=======================================================================
[[[ 대담 = 이봉구 < 도쿄 특파원 > ]]]
-국교정상화30주년을 맞았습니다만 지금까지의 한일관계를 어떻게 평가
하시는지요.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한자를 전해받는등 많은 혜택을 입어 왔습니다.
임진왜란이나 식민지지배등에 대해서는 일본인으로서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부 일들만 제외하면 양국은 긴눈으로 볼때 오랫동안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왔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한국경제는 대개 매년 8%대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봐도 대단히 높은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약간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급격히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이나 동남아등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지역은 대개 연5-6%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지역이지요.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는 지역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것입니다.
뿐아니라 한국은 여타지역에서의 신시장개척도 활발한 편입니다. 세계
여행을 하다보면 공항같은 곳에서부터 한국기업들의 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한국의 활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의 약점이라면 무엇을 꼽겠는지요.
"공작기계나 부품류등 산업을 받쳐주는 지원(서포팅)산업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대기업이 있으면 그밑에 피라미드식으로 중소기업들이
발달해 있지요.
그러나 한국은 피라미드의 정점(대기업)은 있어도 정점을 받쳐주는 구조
(중소기업)가 성립돼 있지 않아요.
자본재나 부품메이커등 하부구조를 육성하는 것이 한국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들을 육성키 위해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나라와 대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싼
금리에 쓸수있는 자금의 종류를 늘려야 합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지원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일본은 계열시스템이 있어
대기업들이 이들에게서 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히 이들을 육성해 줘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지요.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기업들의 경영환경과 관련해서 최대의 문제를 꼽는다면.
"말할 것도 없이 금리문제입니다. 기업들이 왜 두자리숫자의 이자를 물지
않으면 안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고도 경쟁력강화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들과 대등한 조건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한국의 누적 대일무역적자가 1천억달러를 넘어서는등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심각한데요.
"일본의 대한무역흑자가 크지만 수출품은 대부분 설비등의 자본재를 비롯
부품류 중간재등입니다.
한국이 이들상품을 국내에서 만들 수있는 체제를 만들어가지 않는한 무역
적자문제의 해소는 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경제구조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본기업들의 한국진출이 대단히 부진합니다만.
"일본기업들이 20여년전에는 한국에 많이 진출했었습니다. 이유는 물론
인건비가 싸다는 것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의 한국의 인건비수준은 싸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반일감정의
문제도 큰 장애물의 하나고요.
동남아국가들의 경우는 인건비가 쌀뿐아니라 일본기업들의 진출을 대환영
하고 있습니다.
일본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을 투자최적지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라는 이야기지요.
또 한국의 경우는 여타국가들과는 달리 일본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일본기업들을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외투자라는 것이 꼭 인건비만을 보고 가는 것은 아니고 전체투자환경을
평가해서 실행되는 것입니다.
미국을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지만
외국기업들이 몰리고 있지 않습니까.
도로나 공항 항만등의 인프라가 잘정비돼 있어 전반적으로 투자환경이 좋기
때문입니다.
항구에서 내륙까지 컨테이너로 상품을 운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한국도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기업들이 한국에 기술이전을 잘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요.
"기술을 주더라도 제대로 된 품질의 상품이 잘나오지 않는 점이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일본기업가들은 한국과 일본은 만드는 재료와 방법이 꼭같을 경우도 품질
에는 차이가 난다고 말합니다.
고도의 기술이 아니라 보통기술에 불과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최근에도 한국에 여성내의회사를 설립해 놓고 있는 업체의 경영자로부터
한국에서 만든 상품은 이상하게 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 한국은 서포팅산업이 약하기 때문에 기술을 줄려고 해도 주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어요"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
65년 6월22일 당시 한국정부의 수석 전권대표인 이동원 외무부장관과
일본측 대표인 시나 외상에 의해 한-일 기본조약이 조인, 두나라 관계변화
의 계기가 마련된지 30년이 흐른 것이다.
그뒤 6개월가량 지나 12월18일 이 조약이 정식 발효, 한-일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한일양국은 이제 정치 경제등면에서 서로간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양국을 왕래하는 국민들도 연간 약4백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한일간에는 아직도 민족감정 무역불균형문제등 많은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하구라 노부야 일한경제협회회장(76)을 만나 보다 바람직한 한일경제관계를
위한 의견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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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이봉구 < 도쿄 특파원 > ]]]
-국교정상화30주년을 맞았습니다만 지금까지의 한일관계를 어떻게 평가
하시는지요.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한자를 전해받는등 많은 혜택을 입어 왔습니다.
임진왜란이나 식민지지배등에 대해서는 일본인으로서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부 일들만 제외하면 양국은 긴눈으로 볼때 오랫동안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왔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한국경제는 대개 매년 8%대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봐도 대단히 높은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약간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급격히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국이나 동남아등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지역은 대개 연5-6%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지역이지요.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는 지역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것입니다.
뿐아니라 한국은 여타지역에서의 신시장개척도 활발한 편입니다. 세계
여행을 하다보면 공항같은 곳에서부터 한국기업들의 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한국의 활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경제의 약점이라면 무엇을 꼽겠는지요.
"공작기계나 부품류등 산업을 받쳐주는 지원(서포팅)산업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대기업이 있으면 그밑에 피라미드식으로 중소기업들이
발달해 있지요.
그러나 한국은 피라미드의 정점(대기업)은 있어도 정점을 받쳐주는 구조
(중소기업)가 성립돼 있지 않아요.
자본재나 부품메이커등 하부구조를 육성하는 것이 한국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들을 육성키 위해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나라와 대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싼
금리에 쓸수있는 자금의 종류를 늘려야 합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지원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일본은 계열시스템이 있어
대기업들이 이들에게서 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히 이들을 육성해 줘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지요.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국기업들의 경영환경과 관련해서 최대의 문제를 꼽는다면.
"말할 것도 없이 금리문제입니다. 기업들이 왜 두자리숫자의 이자를 물지
않으면 안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고도 경쟁력강화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들과 대등한 조건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한국의 누적 대일무역적자가 1천억달러를 넘어서는등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심각한데요.
"일본의 대한무역흑자가 크지만 수출품은 대부분 설비등의 자본재를 비롯
부품류 중간재등입니다.
한국이 이들상품을 국내에서 만들 수있는 체제를 만들어가지 않는한 무역
적자문제의 해소는 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경제구조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본기업들의 한국진출이 대단히 부진합니다만.
"일본기업들이 20여년전에는 한국에 많이 진출했었습니다. 이유는 물론
인건비가 싸다는 것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의 한국의 인건비수준은 싸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반일감정의
문제도 큰 장애물의 하나고요.
동남아국가들의 경우는 인건비가 쌀뿐아니라 일본기업들의 진출을 대환영
하고 있습니다.
일본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을 투자최적지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라는 이야기지요.
또 한국의 경우는 여타국가들과는 달리 일본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일본기업들을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외투자라는 것이 꼭 인건비만을 보고 가는 것은 아니고 전체투자환경을
평가해서 실행되는 것입니다.
미국을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지만
외국기업들이 몰리고 있지 않습니까.
도로나 공항 항만등의 인프라가 잘정비돼 있어 전반적으로 투자환경이 좋기
때문입니다.
항구에서 내륙까지 컨테이너로 상품을 운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한국도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일본기업들이 한국에 기술이전을 잘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요.
"기술을 주더라도 제대로 된 품질의 상품이 잘나오지 않는 점이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일본기업가들은 한국과 일본은 만드는 재료와 방법이 꼭같을 경우도 품질
에는 차이가 난다고 말합니다.
고도의 기술이 아니라 보통기술에 불과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최근에도 한국에 여성내의회사를 설립해 놓고 있는 업체의 경영자로부터
한국에서 만든 상품은 이상하게 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 한국은 서포팅산업이 약하기 때문에 기술을 줄려고 해도 주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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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