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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현실과 이해 .. 장명선 <외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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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오클랜드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총회에 참석했을때 주최국인
    뉴질랜드와 호주에서온 은행장들과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화제는 자연히 그때 막 발생한 대구가스참사에 쏠렸는데 모두들 심심한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자격지심 때문인지 그런 위로들이 나에게는 마치 "한심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려 그냥 고맙다라고만 대답하기에는 뭔가 찜찜하게
    느껴졌다.

    자존심도 상하는것 같아서 억지라도 해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말을
    꺼냈다

    "30여년전 우리나라는 어지게 가난했다.

    당시 우리의 최대염원은 하루빨리 빈곤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잘 살아보자는
    것이었다.

    정부는 의욕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고 우리는 열심히 일했다.

    빈약한 부존자원과 부족한 자본때문에 정책은 안정보다는 성장쪽을 택하지
    않을수 없었다.

    서울 부산간 고속도로는 수출입물자 수송을 위해서 꼭, 빨리 필요한
    것이었다.

    1M이상을 파고 공사를 해야했지만 꾸어온 부족한 자금으로는 완벽한 시공이
    어려웠다.

    공사과정에 부정 부실이 있는줄도 알았지만 성장속도에 지장을 주지않기
    위해 눈감고 넘어가야 했다.

    이런 일들이 30년이 지난 지금 여기저기 하자로 나타나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잘 살게 되었고 세계에서 앞서가는 무역대국이 된
    것이며 홍부총리께서 발표한 것처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신청할
    만큼 크게 발전하였다.

    이제는 완벽한 보.개수를 통해 다리붕괴나 가스폭발같은 참사는 철저히
    예방될 것이다"

    그제야 그들은 뭔지 느끼는것 같았다.

    나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러나 실은 이런말은 우리들 스스로에게 하고싶은 말이었다.

    성수대교사고때의 일이 세삼 생각났다.

    큰일을 당해서 어린학생들이 희생되고 온국민이 비탄에 잠겨있는데 다리위
    에서는 사고를 질탁하는 기세등등한 분들의 모습이 TV에 비춰지고 있었다.

    그들은 개발이익을 누리지 못한 분들인지, 다같이 반성하고 죄책감을
    느껴야 할 법도 한데 정년 누구를 힐책하는 것인지,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것 같아 씁쓸했다.

    우리모두 반성해 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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