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모처럼 맞이한 휴일아침에 싱그러운 풀내음을 만끽하며 기분좋게 시작한
산행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빗줄기로 인해 엉망으로 끝난 경험들을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700개나 되는 상장회사중에서 심사숙고해 선택한 종목으
주가가 자금악화설이나 부도설등에 휩쓸리며 급락을 할때의 참담한
심정이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이란 표현이로도 부족한게 아닐런지.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재앙을 몰고오는 기업의 부실화는 보통 3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첫째는 경영자의 능력부족과 경기변동및 경쟁학화등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적자상태에서 헤매거나,투자수익률이 자본비용
보다 낮은 경영부실의 단계이다.

둘째는 비효율적 경영관리가 계속됨에 따라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거나 어음이 부도처리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지급불능의
단계로써,이 경우 자금이 뒷받침된다면 영업활동은 지속할수 있다.

셋째는 기업의 총자산가치가 총부채가치보다 적어 채권자들이 기업의
청산을 법원에 신청하는 기업도산의 단계이다.

그런데 이같은 우리나라 기업의 공통적인 부실화요인으로는 판매부진과
이에따른 재고누증,판매대금의 회수부진,과잉시설투자나 무리한 사업
다각화등의 투자실패 그리고 관련기업의 도산등을 들수있다.

물론 이러한 기업의 부실화는 어느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자입장에서는 일차적으로 기업부실의 징후를 정적기준인
사업보고서나 반기보고서를 통해 파악할수 있어야만 한다.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은 투자대상회사의 부채비율 이 높은가.

매출액이 감소하는 가운데 경상이익도 줄어들었는가.

차입금의 증가로 인해 금융비용부담률이 높아졌는가 등이다.

특히 매출액의 감소에 따른 이익감소및 경비증가는 기업을 적자로
몰고가서 재고누증에 따른 차입금 증가와 차입금상환 재원부족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부문이다.

다음으로는 동적기준으로써 원자재가격이 계속해 상슨중이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지 또는 당해업종의 경기가 불황인지를 살펴보고,
이에따른 당해기업의 자금상태는 어떠한지를 각종 경제신문이나 기업
정보자료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할 것이다.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아침에 걱정반 기대반 속에 나선 소풍길이
화창한 날씨로 바뀜에 따라 아주 재미있는 하루를 보낼수 있는 것처럼
약세장을 비껴가며 좋은 추억만 간직할수 있는 주식투자가 되었으며
하는 바램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