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골딩은 청소년 소설 <산호섬>을 읽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섬에 표류한 소년들이 서로 힘을 합해 난관을 극복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아내에게 물었다. “섬에서 지내게 된 아이들이 실제로 하게 될 행동을 책으로 쓰면 어떨까?”골딩은 1911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했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해군에 입대했고,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현장에도 있었다. 참혹한 전장의 모습을 보고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전쟁이 끝난 뒤 다시 교사로 일하던 그는 1954년 첫 번째 소설을 발표했다. <파리대왕>이다. 핵전쟁이 벌어진 근미래, 영국 소년들이 비행기 추락으로 태평양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렸다.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소년들은 점차 야만성에 눈을 뜨고 서로를 죽이는 지경까지 이른다.3000부가 겨우 팔리던 것이 이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후 수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으로 꼽혔고, 영화로도 여러 차례 제작됐다. 골딩은 198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문명과 야만의 대립, 순진무구한 존재의 희생, 인간의 폭력성 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골딩은 1993년 여름, 심부전으로 사망했다.임근호 기자
아버지가 직장으로 전화해 대뜸 “장구 하나 사 와라”라고 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서둘러 퇴근해 종로3가 악기점을 들렀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두서너 개를 골라줬다. 그중 장인의 작품이라며 북을 같이 사라고 해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 장구를 받아든 아버지가 한참을 둘러 보다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조율을 마친 아버지가 바로 부른 노래가 ‘사발가’다.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만 펄펄 나고요./ 요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없구나./ (후렴)에 에헤 에헤야 어여라난다 디여라 허송세월을 말아라.” 아버지가 소리 높여 부르는 노래도 놀라웠지만, 장구로 굿거리장단을 맞추는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 사발가(沙鉢歌)는 1910년 국권침탈 무렵 민족이 지닌 울분을 토로한 경기민요다. 본래의 사설에는 ‘사발’이란 말이 없고, 후에 생겨난 사설에 사발이란 노랫말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에 기인하여 ‘사발가’라 지칭된 듯하다고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는 다섯 자락을 장구로 장단을 맞춰가며 연달아 불렀다. 잠깐씩 눈을 감고 들으면 내 아버지가 부르는 노래가 아닐 만큼 절창이었다. 흥이 난 아버지는 ‘목포의 눈물’, ‘용두산 엘레지’, ‘모정’ 등 트로트를 몇 곡 더 불렀다. 북을 잡은 아버지는 내가 처음 들어보는 사설시조(辭說時調)를 마지막으로 뽑은 뒤 북채를 내려놓았다. 음악을 모르는 내가 들어도 잘하는 이유는 군 병원에서 재활훈련 중에 아버지 표현대로는 당대 최고 명창에게 피나는 노력으로 전수한 때문이라고 했다. “다리를 잃고 마음 둘 데가 없어 밥 먹을 때 빼고는 잠 안 자고 노래를 배웠다”고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202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 개막했다. 이번 주간 행사의 시작을 기념해 열린 ‘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에서 전병극 문체부 1차관(왼쪽 일곱 번째)과 박은실 교육진흥원 원장(여덟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은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국제적 담론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21일, 22일 양일간 진행하는 포럼에는 핀란드, 몽골, 미국, 독일 각국의 정부 관계자와 세계적인 예술기관 전문가가 참여해 미래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한다.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 개회사하는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2024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 환영사하는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