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동안의 내분을 말끔히 씻고 기협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일치
단결해야 할 것입니다. 제자신도 이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불도저처럼 일하겠습니다."

지난 6일로 취임 1백일을 맞은 박상희 기협중앙회장은 새로운 의욕에 넘쳐
있다.

선거이후 그의 발목을 잡던 투서사건 임원선임갈등이 이제는 거의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서이다.

특히 부회장선임을 둘러싼 갈등도 부회장단의 일괄사표로 새로운 인선이
가능해져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그는 조만간 인선을 매듭짓고 기협의 숙원이던 자립기반조성 운영혁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대외활동강화 대기업과 협력관계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회장은 취임후 몇가지 독특한 스타일로 관심을 모았다.

대기업이나 정부에 대해 떳떳하게 할말은 한다는 자세로 중소기업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도와 자금난이 심각해도 절대로 구걸하듯이 도와달라는
얘기를 하지않는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스스로 해결하겠으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정부나
대기업이 느끼는 점이 있으면 알아서 지원해 달라는 투다.

이런 스타일은 자신이 중학교때부터 돈을 벌어 학교에 다닐정도로 숱한
고생끝에 자수성가한 자신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니 정부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더욱 도와주려는
자세를 보인다는게 기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달청이 단체수의계약을 단체적경쟁입찰로 전환하려다 중단한것이라든지
전경련과 삼성그룹등이 중소기업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특히 그가 중점을 두는 분야는 기협의 재정자립.

홀로서지 않으면 제목소리를 낼수 없고 기협의 존립의의도 사라진다는게
그의 논리이다.

따라서 역대회장 누구도 엄두를 내기 힘들었던 자립기반구축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협은 연간 예산 1백억원의 약 40%를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아 운영된다.

이를 자체 수익사업으로 대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3개의 자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팩토링 물류 광고회사이다.

팩토링회사는 수익사업인 동시에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1석2조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중소기업 부도업체중 상당수가 물건대금으로 받은 상업어음을 제때
할인하지못해 쓰러진다며 중소기업보유 어음을 전문으로 할인하는 팩토링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초 3백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시키려 했으나 전경련이 중소기업과의
협력차원에서 적극 참여키로 함에따라 자본금을 5백억원으로 늘리기로했다.

박회장이 경영하는 미주실업이 50억원을 출자하는등 중견중소기업이
1백억원, 금융기관 1백억원 전경련을 중심으로한 대기업이 3백억원을
출자키로 구도를 짰으며 업체별 지분구성을 협의중이다.

팩토링회사가 출범하면 연간 3천억원의 어음할인이 가능해 중소기업의
자금회전에 큰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류회사는 중소기업의 물류비절감과 판로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운영중인 서울 잠실의 전시판매장과 여의도 안보전시장에 만들어질
종합전시판매장 삼성그룹이 제공하겠다고 밝힌 서현역사 일부매장 북경의
한국중소기업제품전시장등의 통괄 운영을 맡게된다.

이밖에 광고회사는 서울시와 계약을 맺어 제2기지하철 홍보사업을
전담하는 한편 각시도별로 중소기업제품 홍보를 위한 전광판설치사업도
벌이게된다.

기협은 8만여 회원업체만의 단체가 아니라 1백만 중소기업의 구심점이다.

또 중소기업문제는 자금 인력 부지 기술 임금 시장개방등 복잡다기하다.

이런난제를 해결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중소기업이 기협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게 박회장의 지론이다.

40대의 젊음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그의 의지가
얼마나 열매를 맺을지는 주위의 협조여부에 달려있다는 점은 너무도
명약관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