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LG전자 창원 냉장고공장에서는 조촐한 기념식이 열렸다.

30년전 이날,국산 1호 냉장고인 "GR-120"을 처음 생산한걸 기념하는
행사를 가진 것.

LG가 부산 온천동공장에서 첫 생산한 국산 냉장고는 당시 가격으로 대당
8만600원에 판매됐었다.

현재의 동종 용량 냉장고가격(150만원선)에 비하면 20분의 1선.

그러나 당시 국내 최고급 승용차였던 신진자동차(대우자동차 전신)의
"크라운"이나 "코로나" "새나라"등이 대당 6만~8만원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요즘 웬만한 승용차 시세로 따져 최소한 대당 1,000만원은 넘었던 셈이다.

유럽식 직냉방식을 채택했던 이 냉장고는 용량 120리터로 내부에 램프를
장착, 자동 온도조절 기능을 갖추는등 가정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설계돼
당시 부유층의 호화 주방기구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LG는 당시 이 냉장고를 부산공장에서 연간 6,000대씩 생산했으나 현재는
창원공장 한 곳에서만도 연간 200만대의 냉장고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해외시장 블록화에 대응, 이탈리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연산 20만대
와 10만대규모의 냉장고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70년대 중반이후 냉장고수출을 시작, 현재 미주 유럽 중남미등지의 세계
150여개국에 냉장고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중 페루 싱가포르 요르단등 7개국
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생산 30주년 기념으로 오는 24일까지 "싱싱사은 큰 잔치"
를 마련, 이 기간중 냉장고를 구입하는 고객가운데 300명과 3,000명씩을
각각 추첨해 미니냉장고와 5만원상당의 기념시계를 증정키로 했다.

또 사은퀴즈행사도 실시, 200명의 정답자들에게 싱싱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을 제공한다.

LG 창원공장은 이와함께 65년의 최초 직냉식 냉장고에서 95년 최신냉장고
에 이르기까지 냉장고 발달사를 한눈에 살펴볼수 있는 "냉장고 역사관람"
행사와 산간오지 도서벽지등의 국민학생들을 초청해 공장견학을 시켜주는
등의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