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

[[[ 소프트웨어 산업 ]]]

지금까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은 하드웨어의 부산물로서 취급되어
왔기 때문에 독립 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였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영세성(자본금 50억원미만이 전체의 93.5%)으로
기술개발 기반이 극히 취약한데다가 교육기관의 부재와 교육내용의 부실로
소프트웨어개발 능력을 갖춘 인력이 양적 질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정보처리 관련 부처간 역할 분담이 정립되지 않아 미국
일본등 선진국들과 경쟁국들에 비해서 실효성과 일관성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은 92년에 4억달러 수준으로 일본의 2.1%
(187억달러)정도에 그치고 있다.

92년 GNP대비 정보화 투자 비율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1.23%수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일본은 2.38%를 나타내 절대적인 면에서 뿐만아니라 상대적인
면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일본 시장 규모의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일반인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불법
복제가 성행하면서 시장 형성이 미흡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양질의 인력 부족, 낮은 투자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은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분야에서만 기초 수준을 넘어섰을 뿐 전반적
으로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본은 운영체제, 데이터 통신기술 확보 단계
에 있으나 우리나라는 표준 소프트웨어의 일부 기능을 개조하는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응용 소프트웨어 기술의 경우 일본은 사회 제분야의 모듈을 개발하는 단계
에 있으나 우리나라는 개발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
이다.

그러나 지금은 뒤져 있지만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정보 통신망 구축과 함께
네트워크형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본격 도입될 경우에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일본을 능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부문의 하나가 소프트웨어 산업
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기반이 형성되기만 하면 조직의 힘이 아니라 개인의 창의력이 발전의
원동력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조직적 통합력에서는 일본을 따라갈 나라가 없지만 개인의 창의력
측면에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일본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가.

먼저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인식 부족의 전환이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즉 소프트웨어 유통 체제의 정비를 통해 불법 복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의욕을 높임과 동시에 이용자들에게 소프트웨어도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기업은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육성과 정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개인의 창의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선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첨단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정보 전달 매체인 PDA VOD(주문형비디오) 셋톱박스등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통신용 운용체제(OS)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술 표준
그룹의 주도적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