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쌀 지원, 조속한 실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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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있는 우리 동포들이 지금 식량부족으로 굶기를 밥먹듯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길래 비밀주의가 몸에 밴 북한당국자가 일본으로
달려가서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안쓰럽기
그지 없다.
들리는 바로는 북한의 식량사정은 과거 여러해 동안 잇따른 흉작으로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체농법의 실패로 생산량자체가 격감한데다 주수입원이었던 옛 소련권
의 몰락으로 식량수입이 끊겨 식량난이 가중된 것이다.
또 그동안 부족한 식량을 지원해주던 중국마저 자체의 식량부족 때문에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를 중단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을 더욱 허기지게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북한은 현재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루 두끼먹기
운동을 벌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한끼먹기 운동까지 주민들에게
부추기는 실정이라고 한다.
우리와 한 핏줄인 북한동포들이 만성적인 굶주림에 시달리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인도적 차원에서 멀리 아프리카의 르완다 난민에게까지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정부가 지난 26일 저녁 통일 부총리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아무런 조건없이 곡물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전폭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북한동포에 대한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배부른 형이 굶주리는 아우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양식을 대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에게 크게 자랑할 일도,요란스레 생색낼 일도 아니다.
대북 지원을 침소봉대하여 과대선전하는 식으로 추진할 경우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익히 배워
알고 있다.
남북교류를 확대발전시키려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조용히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
명분과 자존심에 유난히 집착하는 북한 권력자들의 속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곡물지원의사를 밝혔지만 그때마다
북한 당국자들은 "식량이 부족하지 않다"면서 번번이 거절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북한권력자들에게는 주민의 배고픔보다 체면유지와 이를 통한 자신들의
권력유지가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내심으로는 한국형 경수로를 굳이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한국형이라는
명칭때문에 거부하는 일이라든지,이번에 일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
에게 식량원조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 당국의 자존심을 고려해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곡물을 무상 또는 "장기대여"방식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제의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북한 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할 차례다.
북한 당국자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북한의 식량사정이 절박하다면
구태여 일본을 경유해서 손을 벌릴게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일의 순서다.
북한당국은 조건없는 우리의 이번 제의를 조건없이 받아들여 북한
동포들의 허가를 달래주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게 자신들의 체제유지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남북한 당국의 조속한 접촉과 최대한 빠른 성사를 촉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8일자).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길래 비밀주의가 몸에 밴 북한당국자가 일본으로
달려가서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안쓰럽기
그지 없다.
들리는 바로는 북한의 식량사정은 과거 여러해 동안 잇따른 흉작으로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체농법의 실패로 생산량자체가 격감한데다 주수입원이었던 옛 소련권
의 몰락으로 식량수입이 끊겨 식량난이 가중된 것이다.
또 그동안 부족한 식량을 지원해주던 중국마저 자체의 식량부족 때문에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를 중단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을 더욱 허기지게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북한은 현재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루 두끼먹기
운동을 벌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한끼먹기 운동까지 주민들에게
부추기는 실정이라고 한다.
우리와 한 핏줄인 북한동포들이 만성적인 굶주림에 시달리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인도적 차원에서 멀리 아프리카의 르완다 난민에게까지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정부가 지난 26일 저녁 통일 부총리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아무런 조건없이 곡물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전폭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북한동포에 대한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배부른 형이 굶주리는 아우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양식을 대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에게 크게 자랑할 일도,요란스레 생색낼 일도 아니다.
대북 지원을 침소봉대하여 과대선전하는 식으로 추진할 경우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익히 배워
알고 있다.
남북교류를 확대발전시키려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조용히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
명분과 자존심에 유난히 집착하는 북한 권력자들의 속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곡물지원의사를 밝혔지만 그때마다
북한 당국자들은 "식량이 부족하지 않다"면서 번번이 거절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북한권력자들에게는 주민의 배고픔보다 체면유지와 이를 통한 자신들의
권력유지가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내심으로는 한국형 경수로를 굳이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한국형이라는
명칭때문에 거부하는 일이라든지,이번에 일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
에게 식량원조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 당국의 자존심을 고려해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곡물을 무상 또는 "장기대여"방식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제의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북한 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할 차례다.
북한 당국자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북한의 식량사정이 절박하다면
구태여 일본을 경유해서 손을 벌릴게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일의 순서다.
북한당국은 조건없는 우리의 이번 제의를 조건없이 받아들여 북한
동포들의 허가를 달래주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게 자신들의 체제유지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남북한 당국의 조속한 접촉과 최대한 빠른 성사를 촉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