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무역수지적자가 앞으로도 이처럼 는다고 하면 95년의 그것은
2백억달러를 웃돌것으로우려된다.
이는 무역적자의 GDP대비위험수위(3%)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가 될것이기때문
이다.
올해에 접어들어서 무역적자가 이처럼 엄청나게 는것은 왕성한 설비투자에
힘입은 자본재수입이 격중한 까닭이며 기계류수입이 68%나 늘었다는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이처럼 무역적자가 앞으로도 잇따라 누적된다고 하면 한국도 멕시코의
불행한 전철을 피할수없을것이므로 무역적자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기계 부품 소재등 자본재수입을 덜할수있도록 자본재산업육성책이
촉구되고 있는 이때에 자본재제조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상업어음할인
조로 1조2천5백억을 마련해주겠다고 한 재경원의 발표는 가뭄에
단비 예보가 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발표가 만약 6월 에 있을 자방선거용 단발성 사탕발림으로
끝난다고 하면 중소기업들의 가슴만 부풀려 놓고서 이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하여 차라리 없었던것만 같지못한 꼴이 될수도 있을것이다.
지금 무역적자가 자꾸 늘고 있는것은 엔고에도 한 원인이 있다.
대만과 싱가포르등 한국의 경쟁국들도 다 함께 엔고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그들의 무역수지는 적자폭이 줄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 나라도 과거 한때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부품들을 이제 와선
자급할수있도록 자본재산업을 키웠으며 주로 중소기업들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는점은 우리가 본받아야만 할 대목이다.
물론 이에는 노하우의 전수등 정부의 각별한 육성책도 한몫을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들 나라의 중소기업들은 수표막을 걱정을 않도록 상업어음할인
등 유통금융이 막힘없이 보편화돼있다는 사실은 은행대출의 80%가
유통금융에의해 차지돼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은행대출의 35%와 좋은대조가
될것이다.
이점 한국금융의 재구축방향이 명시된것이라 하겠다.
한국의 금융패러다임은 자질구레한 상업어음할인등 유통금융을
철저히 누르고 큰 몫대출에만 흥미를 가진것이여서 중소기업들은
사채업자들에 비싼 금리를 주고 빌려 쓸수밖에 없는데 이것마저도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면서 사채에의 돈줄이 끊어져 마침내 중소기업들의
부도율을 0.2%까지 치솟게 한것은 다 아는 일이다.
한국에서 유통금융을 푸대접하는 까닭은 크게 나누어서 첫째 은행이
수많은 상품에대한 지식을 얻고자 노력하기 싫어 하며,둘째 유통금융을
죄악시하는 삐뚤어진 금융관,셋째 상업어음은 상품이 뒷받침된것이므로
이때문에 통화가 늘더라도 이에 부응한 상품이 함께 늘었을까 물가는
오르지않는다는 이론적확신결여등을 꼽을수있을것이다.
이번 상업어음할인용으로 1조2천5백억을 풀겠다고 요란을 떨었지만
그렇게 하더라고 대출총계의 50%에도 못미치는것이여서 이는 인플레를
두려워하는 셋째 이유에 까닭을 두고 있을것이다.
즉 작년의 예를 보더라도 장바구니물가가 7.7% 올라서 공공요금
9.9%고등을 유도해 공산품은 2.1%밖에 못 올랐는데도 전체소비재가격수는
6.1%를 기록하게 했다는 물가동향을 정확히 읽지못한 탓이라고 여겨진다.
올해에는 수입자유화의 바람을 타고 가격파괴가 더욱 확산될것으므로
장바구니물가만 잡으면 상업어음할인을 보편화하여 설령 통화가
늘더라도 물가를 목표치에서 안정시키는 것쯤은 될수있는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는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올해 무역적자가 만약에 2백억달러를 넘는다면
이는 GDP대비의 위험수위를 훨씬 초과하여 멕시코의 전철을 밟게
하는것이 될수도 있기때문이다.
멕시코는 미국이 뒤를 봐주어서 회생으로 숨을 돌릴수있었지만 한국을
뒤봐줄 자는 아무도 없기때문이다.
그러기에 일본서 수입하던 자본재들을 자급할수있도록 중소기업을
키우는것이 급선무라는것이다.
그러자면 중소기업들이 수표막을 걱정을 않고 경쟁력을 강화할수있도록경영
합리화에만 전력할수있는 금융환경을 재구축해줘야만 한다.
만약 앞으로도 우리금융이 구태의연 거듭나지못한다고 하면 우리
자본재산업은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하부구조의 결여때문에 더 크지못해서
한국경제의 앞날은 먹구름이 기다릴뿐이다.
물론 1조2천5백억의 지원을 장만하는데도 허다한 인플레복병이
도사리고 있겠으나 구더기가 두려워서 장담그는것을 그만둘수없는것처럼
통화증가율목표를 지키는데 문제가 있다해서 중소기업에대한 상업어음할인수
치를늘리는것을 더 늦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