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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특강] 미-일 자동차 분쟁 파장 .. 이종대 <기아경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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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대 < 기아경제연구소장 >

    자동차분야의 미일간 통상 대결이 곧잘 "전쟁"으로 불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일간 경제전의 주전선에 해당되는 것이다.

    양국의 전의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전쟁판을 연상하게 한다.

    이번 분쟁의 처리결과는 어떤형태로든 우리나라에도 일정한 파문을 던질
    것이 분명하다.

    그 파문의 크기와 성격은 미일자동차전쟁의 확전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미일자동차전쟁의 귀추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통상공세를
    내다보는데 있어서도 미국 자동차대공세의 배경에 대한 점검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엄청난 대일무역적자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클린턴대통령의
    선거전략은 대일공세의 중요한 동기로 자주 지적돼 왔다.

    미국자동차통상정책의 배경에는 이와는 별도로 공세의 고삐를 죄는 쪽으로
    작용하는 몇가지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중 핵심적인 것이 클린턴 통상정책의 기조와 자동차산업에 대한 미국인의
    기본인식이다.

    이 두가지 사항은 미국자동차통상정책의 뿌리부분을 이루는 것으로 상대가
    일본이든 한국이든 자동차시장개방을 노리는 미국의 압력은 하나의 뿌리에서
    돋아난 다른 가지에 불과하다.

    클린턴 정부가 추진해온 통상정책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1993년9월에
    발표된 "국가수출전략"이라 할 수 있다.

    발표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오늘날의 세계에 있어서 수출을 확대하지 않고
    는 국가를 획기적으로 풍요롭게 할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정부의 경제정책은 수출확대의 필수조건인 미국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외국시장의 개방촉진, 세계경제전체의 성장유지를 유난히 강조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왔다.

    미국자동차산업에 대한 미국국민 의회 정부의 보호 본능은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자동차산업에 기울인 관심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관심을 대변한 것이었다.

    1980년1월 닐 골드슈미트 미국운수부장관은 갓 취임한 레이건대통령에게
    미국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을 보고하면서 이 산업의 국민경제적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취업자 6명중 1명의 일자리가 자동차와 관련되어 있다. 이 산업은 철강
    생산의 21%, 합성고무의 60%, 유리제품의 25%, 공작기계의 20%를 사들인다.
    자동차산업은 국가목표의 매우 큰 부분을 달성하는데 중심역할을 수행해
    왔다"

    레이건대통령은 곧 각료급 작업팀을 임명, 자동차문제전반을 검토하고
    대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1992년 정상회담 참석차 도쿄에 들른 부시대통령이 미국자동차 세일즈맨
    으로 변신한 것은 세계외교가에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1993년 클린턴대통령은 아폴로계획 이래 가장 야심적인 "슈퍼카"프로젝트를
    범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자동차를 민관합작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이사업의
    목표였다.

    자동차산업을 중하게 여기는 정부의 기본자세와 수출드라이브의 실천수단
    으로 변모한 통상정책, 이 두가지의 결합이 빚어낸 산물이 곧 미일자동차
    전쟁이다.

    이 전쟁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점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통상압력의 예고편에 해당하는 미국무역대표부의 "1995년도 연례무역
    장벽보고서"에는 "미국의 목표는 한국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만큼
    미국자동차도 한국시장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크라이슬러의 이튼 회장은 지난 3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과의 인터뷰
    에서 한국을 제2의 일본으로 규정했다.

    이것이 미국자동차업계 "일부"의 시각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미국인의 눈에 일본시장을 닮은 것처럼 보이는 한국자동차시장의 폐쇄적인
    구석들은 언젠가는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미국의 대일보복조치가 실행에 옮겨져 일본차의 대미수출이 타격을 받게
    될 경우 한국의 대미수출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
    이다.

    미국이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보복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보복
    대상품목은 극히 좁은 범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고급승용차 스포츠카 미니밴에 보복관세가 부과되면
    소형승용차 중심의 한국차수출은 아무런 영양도 받지 않는다.

    미국은 작년에 우리나라 자동차시장개방을 촉구하는 집요한 통상공세를
    벌여 대부분 관철시킨 바 있다.

    관세와 고급차취득세의 인하, TV광고 자유화, 자동차유통시장개방, 형식
    승인 절차간소화등이 그것이다.

    이것으로 급한 쟁점들이 대충 정리된데다 미일무역과는 달리 한미무역에서
    는 미국측이 흑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미간 통상협상에서
    자동차문제가 당장 주요쟁점으로 부각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주도의 쌍무적 분쟁해결노력과 WTO중심의
    다자간 통상문제논의가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무역장벽들의 입지를 계속
    좁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자동차가 포함된 우리의 수입선다변화 품목리스트가
    점점 더 따가운 세계의 눈총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이처럼 미일자동차전쟁은 한국자동차의 시장경쟁 차원에서가 아니라 세계
    무역질서의 새로운 기류형성을 통해 우리에게도 작지 않은 충격을 가해 올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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