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이란 말은 원래 군사 목적의 기술을 의미하였다고 하는데 이
기술이 도로나 교량건설의 민간기술로 전용되면서 ''Civil 엔지니어링''이란
용어가 탄생하였고 오늘날에도 Civil 엔지니어링이란 토목공학 또는 토목기술
을 의미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은 공학으로 통하고 군데에서는 공병을 말하며 회사
에서는 설계부서를 가리키는 말이 된다.

요사이 역설계를 뜻하는 deengineering, 업무공정혁신을 말하는 reenginee
-ring같은 전혀 다른 뜻의 유사용어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엔지니어링 회사라고 하면 단순한 설계전문회사로 잘못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만 오늘날은 ''EPC CONTRACTOR(설계 구매 시공의 용역사업자)''로 정의
되어야 마땅하다.

즉 공장이나 시설물의 설계, 기기제작, 조달, 건설, 시운전 등 일련의
업무를 행하는 사업자인 것이다.

전형적인 지식산업이며 인재만이 유일한 경영자원이다.

지난해 국내 6대플랜트 엔지니어링 회사의 해외수주고는 22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지난해 산업설비수출액 (38억달러)해외건설수주애(74억달러)과
비교해볼때 소수의 두뇌집단이 이룩한 업적으로는 대견해 할만한 성과라고
자부한다.

더욱이 엔지니어링회사들은 산업설비, 기자재 및 플랜트 수출의 촉매역할을
하며 해외건설진출의 첨병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활동 무대는 주로 동남아 인도 중국을 비롯하여 중동 구소련 등 개발
도상국이지만 LG는 미국에서 플리프로필렌 공장의 턴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완료하였고 최근에는 일본의 정밀화학 플랜트를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안으로는 한계상황까지 치솟는 제비용
(임금 기자재비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후진국 진출에 있어 필수적인 금융문제는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 대외경제
협력기금등이 활로를 열어주고 있으나 아직도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한도액
이나 융자조건이 불리해 우리의 애를 태운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원화의 급속한 절상이다.

해외 공사는 거의 예외없이 달러베이스의 계약이므로 금년과 같은 급격한
절상은 엄청난 손실요인을 유발하여 우리로 하여금 발을 동동 구르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