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들의 여름상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중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한낮 최고 기온이 섭씨 31도를 웃도는 무더위
가 지속되면서 지난달말부터 에어컨판매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광고대행사에 따르면 상위 5개 광고대행사가 신문에 에어컨광고를
내기 위해 쏟아부은 금액은 올들어 모두 29억원(3억4,500만달러).

우리돈으로 치면 2,900억원가량이 에어컨 한 품목을 위한 광고비로 집행된
셈이다.

광고외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대적인 할인판매는 물론 무료설치
및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시선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어컨 판매경쟁이 이처럼 치열한 것은 수요보다 공급이 월등히 많기 때문
이다.

현재 중국의 에어컨생산업체는 300여개.

한해 800만대 이상의 에어컨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에어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데다 대부분 집이 협소해 설치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급격한
수요확대는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에어컨은 수입품을 포함, 400만대를 밑돌아 생산
능력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에어컨생산업체들은 그러나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광고판촉전으로
인해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만대의 에어컨을 판매했던 상해의 한 중소 에어컨생산업체는 올해
판매량이 2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샤프사와의 합작업체인 상해샤프에어컨사 역시 급격한 매출신장을
예상, 공장가동률을 서서히 높이고 있다.

광고경쟁으로 에어컨소비붐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이상난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에어컨 가격이 대당 5,000~6,000원(595~714달러)선
으로 낮아지는 추세도 판매신장에 한몫할 것으로 이들 업체들은 보고 있다.

또 개방.개혁정책에 따른 전반적인 소득수준향상으로 일반가정의 구매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아직까지는 사치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에어컨소비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