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애완견(애완용 개)붐이 일고있다.

지난 2~3년에 걸친 소비혁명이 가져다준 결과다.

북경엔 14만마리,상해엔 20만마리의 순수 애완용개가 길러지고 있다.

다른 붐과는 달리 애완견붐만은 중국사람 자신들도 상상할수 없었던
일이다.

중국은 개고기를 먹는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로서 동북이나 화남지역
시장에선 통째로 구워진 식용개가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에서 애완견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앵완견이 하도 인기를 끌자 전문적인 생산기지까지 등장하고 있다.

복건성 하문시가 바로 그곳이다.

아열대성기후인 이곳은 개기르기에 가장 적당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외국산 강아지 사육의 본산지가 되고있다.

이곳에 자리잡은 백령농운유한공사는 스피츠 마루치즈등 50여종의
외국산 소형개 번식에 의해 개의 수가 늘어 연내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
수출까지 할 예정이다.

이회사는 당초 대만 일본 한국등지로 수출하기 위해 시설비용이 싸고
기후가 좋은 하문을 생산기지로 택했었다.

사신열사장(64)은 "앞으로 중국은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이 증가할
것입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긴점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사는 사람은 독신자나
노인들로서 모두 집에서 말할 대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입니다"고 지적한다.

중국 애완견의 최대소비지는 북경과 상해.최근들어 자유시장엔 애완견을
파는 노점들이 출현,치와와가 5천인민폐(한화 50만원)코리강아지가 8천
또는 1만인민폐(한화 1백만원)를 홋가하고 있다.

북경시 상업중심가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손영(31)은 남편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후 1년전에 1만인민폐를 주고 애견을 샀다.

그녀는 혜자로 이름을 부친 애견이 즐겨먹는 새머리를 하루에 4개씩
주고 한달에 한번 애완견문 미용원에 데리고 가서 목욕 머리깎기 발톱
손질등을 시키고 있다.

한달에 2백인민폐(한화 2만원)정도는 혜자를 위해 쓰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개는 1억2천만마리로서 이들이 먹는 식량은
중국인 4천만명분에 해당한다.

북경시정부가 애완견붐이 사치하다고 할만하다.

북경시는 급기야 최근 애완견 사육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개주인은 거주지의 거민위원회에 등록금 3천인민폐(한화 30만원)를 내고
개의 호적등록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애완견붐은 사그러들줄을 모른다.

북경시 서성구에 사는 공무원 우지강(53)씨는 중국산 "친"을 샀다.

라디오에서 심장발작으로 넘어진 늙은 주인을 구했다는 충견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동기였다.

매일 두번씩 산책,이틀에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

아침 저녁식사도 같이한다.

메뉴는 그가 먹는 돼지고기홀임이다.

개가 인간대접을 받고 있다.

한자녀 낳기운동으로 이미 장성한 자식들은 돈벌이를 위해 출가했다.

생활의 여유는 생기는데 정붙일 곳이 없다.

그래서 개는 중국인들,특히 노인들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