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토 루지에로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은 10일 미국과 일본에게
자동차무역분쟁을 WTO에 제소하지 말고 쌍무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오랜 반대끝에 임명되어 지난 1일 취임한 루지에로총장은 미국의
대일본 WTO제소계획에 관한 통보를 받은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이번
통고는 "미국이 무역분쟁에 대한 공정한 판단을 위해 WTO를 통한 다국적
절차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으로서 환영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의견차이를 쌍무적으로 그리고 우호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스 가드너 미무역대사는 미국이 약45일이내에 일본을 제소하는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는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의 서한을 이탈리아 무역장관 출신인
루지에로총장에게 제출한후 WTO 제네바 본부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제소일자가
이같이 지연되는 것은 미국의 국내절차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켄터대표는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조치와 그리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 가할 무역제재가 많은 분석가들이 세계경제를 동요시킬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무역전쟁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WTO 당국자들은 일본이 만일 미국이 일방적 제재위협을 실천에
옮기면 이를 WTO에 맞제소할 것이라면서 "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마련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한 미국이 이를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만일 WTO분쟁해결기구가 일본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이미
무역문제에 대한 외부의 간섭에 회의적인 미국의회의 반발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외교관들은 <>미국이 5년내에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는 판정이
세번 내려질 경우 WTO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시장에
대한 미국의 불평에 관한 WTO의 조사결과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나면 일본을 자극하게 된다는 점을 들어 지난 1월 발족한 WTO가 보다
위험부담이 적은 문제부터 다룰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일환으로 합의된 WTO의 분쟁해결절차는 그
전신인 관계무역일반협정(GATT)의 규정보다 엄격하고 속도가 빠르게 돼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