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끊임없이 대남비방 방송에 열을 올리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대남방송의 목소리를 높인데 이어 금년 3월부터 그 강
도를 높인데 이어 금년3월부터 그 강도를 더욱 증폭시켜 분위기를 긴장시키
고 있다는 소식이다.

비방내용도 훨씬 달라졌다 한다.

이전에는 우리의 체제비판에 주로 열을 올렸으나 지금은 체제전복을 촉구
하는 악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호전적 태로를 보이는 근본원인은 무엇보다도 경수로 선정을
둘러싼 한.미.북 3자간의 의견대립으로 밖에 볼수 없다.

한국형 경수로를 거절하고 국제적 경제지원을 요구하는 두가지 중요한 속셈
을 달성시키려는 저의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김영삼대통령이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본다.

어떤 경우에도 한국형 경수로만은 양보할수 없는 입장임을 분명히 한 것이
다.

또한 김대통령의 결의는 그동안 미국의 입장변화조짐 및 일본의 조기 대
화수교 움직임과 관련해 조성되고 있는 국민적 자존심을 대변한 것이어서
더욱 바람직한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의 단호한 입장표명이 있은후 하루만에 이춘구국회의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제는 국익차원에서 국회가 즉각 대처방안을 찾고 국민들
에게 가치관을 설정해 주었어야 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국제관계에서는 한목소리로 확실한 힘을 발휘했어야 했다.

이의정 < 서울강서구화곡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