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로 불리는 21세기가 되면 여러가지 신규서비스의 출현이
예상된다.

제조분야엔 이미 24시간 무인화 공장이 출현하고 있지만 정보산업분야에도
어느때나 희망하는 기사만을 단말장치에서 즉석 출력시키는 전자신문이
보급되고 희망하는 영화등을 각개인에게 송신해주는 "비디오 온
디맨드"등의 출현이 예상된다.

유통산업분야에서는 단말장치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시킴으로써 철도 항공
숙박 극장표 등의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를 받을수 있게 되고 구입하고 싶
은 물품의 사양만 입력시키면 그 사양에 맞는 상품을 화면을 통해 즉석에
서 구입할수 있는 "쇼핑 온 디맨드"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지금도 단말장치로 컴퓨터지원설계(CAD)시스템을 빌려 입고
싶은 옷,예컨대 스웨터를 자신이 설계하고 그 정보를 공장에 전달해
주면 생산해 배달해 주는 "매뉴팩처링 온 디맨드"가 실험단계에
와있다.

그런 의미에서 CAD가 개인컴퓨터의 기본 소프트웨어가 되어 가정의
필수품이 되는 날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

바야흐로 기술은 중( mass )대상에서 개인( personal )대상으로
혁신되고 있으며 이에 적응한 산업사회화가 진전되고 있다.

20세기초 개인의 주문에 의해 개별적으로 생산되었던 상품이 기업에
의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으로 전환되었고 멀티미디어 기술의
등장으로 제조와 구입의 본질이 비도면 비실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초의 산업혁명이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이동을 촉진시켜 국토구조를
변화시키고 자본가층을 대두시켜 귀족계층의 몰락과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를 초래한 것을 볼때 역사상 기술혁신은 사회변혁의 기점이었음을
알수 있다.

21세기 사회를 연상해 보면 지금의 변화는 "산업 역전"혁명으로서
첨단기술이 개혁을 주도하고 있음을 이해할수 있다.

진행되고 있는 산업구조변혁 몇가지를 열거해 본다.

멀티미디어와 같은 신규서비스업종에 대한 일본정부의 예측을 빌리면
2000년대초까지 멀티미디어산업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540조원 규모로
성장,200만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된다고 한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신규산업과 대체되어야할 쇠퇴산업 또는 상실되는
고용이 존재하리라는 것도 예상된다.

예컨대 전자신문이 보급되면 전자기기산업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반면 인쇄된 신문이 감소함으로써 제지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쇼핑 온 디맨드"가 보급되면 사람들이 점포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비율이 감소할수밖에 없다.

기존 점포들도 개성을 살린 특화에의 새 길을 모색하지않으면 존속이
위험하다.

따라서 백화점식 경영을 하는 우리나라 거대기업의 미래도 결코
밝지만은않다.

지난날의 대형 컴퓨터 제조회사가 자사 소형컴퓨터의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운사이징과같은 경영혁신에 적절히 대처하지못해
곤경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이유는 소형컴퓨터가 대형 컴퓨터시장을 잠식하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대두되고 있는 개별수요에 대응하는 생산기술(컴퓨터 지원생산)은
앞서 기술한것과 같은 성질을 내장하고있다.

개인수요에 대응한 개별생산능력이 절실하다.

이와같은 자기모순은 거대기업을 쇠퇴시킬수 밖에 없다.

개별수요에 대응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에만 확대시장이 전개될수
있다.

새로운 조류를 감당해낼수 있는 기업의 힘( Competence )을 갖추는데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세계화 개념은 이들 도정에서 필수적으로 발굴되는 것이다.

연일 엔고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핵심기술을 가진 일본기업은 그리
당황하지않는다.

전자기기 메이커인 무라다제작소는 달러당 40엔대가 되어도 이익을 낼수
있다는 신문보도를 본적이있다.

과연 달러당 40엔 시대가 되면 우리의 대일 무역적자는 얼마로 확대되어
있을까.

최근의 경제사정을 볼때 지난날 수법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수 없다.

단지 고품질염가상품을 신속히 제공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왔던
종전 선진국 경영수법의 한계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의 적응력,기업의 힘을 생각하게 된다.

먼저 우리기업들은 독자의 힘,즉 기업의 힘이 있는가를 재점검해 자신을
알 필요가 있다.

컴피턴스는 조직내부의 기술과 스킬(단순한 기능뿐만이 아닌 노하우를
포함한 통합적인 능력)로 구성된 기업의 힘이다.

구체적으로는 경합하는 타사보다도 몇단계나 높은 차원에서 고객에계
이익을 제공할수 있는힘,새기술과 스킬을 조직멤버의 힘으로 결속해낼
수있는 힘,이들 힘을 다양한 상품에 적용.발전시켜내는 힘,앞을
내다봐 타사보다 앞서 새기술과 스킬을 개척해가는 힘을 지적할수
있다.

말하자면 타사가 제공할수 없는 이익을 고객에게 제공해줄수 있을뿐만이
아니라 기업내부에 감추어져 있는 독자의 스킬과 기술의 집합체인
것이다.

예를들면 공작기계에 컴퓨터를 합체시켜 스킬의 지능도를 높여 오늘날
CIM(컴퓨터 지원생산)의 기반기술이된 CNC기술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 FANUC사,사람들에게 휴대성이라는 이익을 창출해준 소니사의
소형화기술,스포티한 감각이 넘쳐흐르고 저연비를 실현시킨 혼다사의
엔진기술,사람들에게 화상을 즉석에서 즐길수 있게해준 샤프사의
박형화면 디스플레이기술 등이 기업의 컴피턴스라 할수있다.

이와같은 핵심 컴피턴스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은 엔고와 같은 시대적인
파도를 슬기롭게 넘길수 있다.

조직내 분산되어 있는 개인의 스킬과 노하우를 기업전체에서 공유해
새로운 지를 창조해내는 기업의 핵심 컴피턴스를 갖추는 것이 바로
세계화를 향한 우리기업의 전략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