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저축증대방안은 우선 최근 경기호황에 따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과소비를 억제하자는데 있다.

과소비에 쓸돈을 저축으로 돌리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통해 경기진정효과를 거두려는 부차적인 목적도 깔려있다.

저축증대방안이 노리는 두번째 의도는 내자동원능력을 확충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자본자유화가 될경우 기업들은 너도나도 값싼 외국돈을 쓰려고
할텐데 "투자재원을 국내저축에서 조달하면 국제금융시장변동에
그만큼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있다"(이종갑재경원국민저축과장)는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금융정책적인 측면에서 최근 고금리를 내세우며 날로 확대되고
있는은행신탁계정의 자금을 은행고유계정인 예적금으로 돌리려는
궁여지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런 목적을 위해 정부가 노력한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있다.

금리자유화가완성되지 않은 우리실정에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인플레헷지를
위해 변동금리부정기예적금을 허용한것도 고심한 흔적이다.

또 내년부터 실시될 금융종합과세에 따라 세금우대를점차 없애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가입대상자를 18평이하 주택소유자와
18세이하로 확대한 것도 저축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볼수있다.

여기다 주주가 아닌 사람도 증자에 참여하는 일반공모증자등증시대책까지도
포괄한 점도 역시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저축증대에 얼마나 기여할지에 대한 실효성은
다소 의문이다.

우선 저축증대를 위해선서는 세제혜택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 새로운 세제혜택은 없다.

기존에 세제혜택을 받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의
대상을 다소 확대한 것에 불과하다.

내년부터 실시하는 금융종합과세에 따라 금융소득이 4천만원이하인
사람은 아무런 세액공제혜택없이 우선 금융소득의 15%를 분리과세하고
나머지를 근로소득세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과세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넘는 사람은 각종 공제를 해준뒤 소득액에
누진과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따라서 형평성제고을 위해서도 금융소득이 적은 사람을대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해 저축을 유도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또 정부주도의 저축드라이브가 과연 시의에 맞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차라리 상품개발의 걸림돌을 대폭 제거해 금융기관끼리 수신경쟁을
해서자연스럽게 저축이 늘어나는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금융자율화
추세에도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밖에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의 불입한도를 조정하거나 저축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증시대책까지 거론한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대목이 되고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