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생명의 아빠사랑 캠페인. 아빠에게 엽서를 통해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자는 이캠페인은 보험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지난 3년동안 전국 32개 도시에서 매주 1~2차례씩 총 1백7번의 행사를
가졌고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여기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다.

자기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시대 아버지에 대해 새로운
자기매김운동인 아빠사랑 캠페인은 지난 93년11월 아빠사랑보험이란
상품개발로 이어졌다.

아빠사랑보험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장은 물론 매년 아버지의
생신축하금 어버이날카네이션자금 결혼축하금등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타입의 상품.

태평양은 이상품 하나로 지난3월말현재 계약고 4천1백억원에 수입보험료만
53억원을 거뒀다.

신설생보사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보장성상품으로 이정도의 실적을
기록한 것은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한덕생명이 지난4월 새로 내놓은 우리아빠 건강보험도 틈새시장를
겨냥한 상품이다.

최근 과로사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데 착안해 개발한 이상품은 성인병과
과로사의 주원인인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간질환을 집중보장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생보사가 소홀히 다루었던 직장시장및 남성을 공략하기 위한
과로사보장형 상품이라고나 할까.

이상품의 출발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 4월17일 시판이후 2주일동안 8백10건에 첫회분 보혐료수입만
4천5백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보험사의 틈새시장 공략은 특정 대상을 타켓으로한 상품개발에서
부터 뜨거운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시장을 일구어가는 틈새시장에 대한 생보사의 관심은 지난92년
대한생명이 교직원연금보험을 시판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동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한 영업패턴에서 탈피해 교직원만을 위한
상품을 선보였다.

또 영업조직의 일부를 학교중심으로 개편,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던 직장단체영업력을 키운다는 것도
대한이 노린 또다른 목표였다.

이같은 상품및 판매전략은 적중했다.

작년 9월까지 전국 17만여명에 이른 교직원의 45%선인 7만8천5백여명을
가입자로 끌어들였다.

이에따른 월평균 보험료만 24억원대.지난2월말까지 총 4백93억원이라는
뭉치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그후 삼성등 타사들이 잇달아 교직원연금보험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이시장은 전체보험시장의 한 쟝르로 자리를 잡게됐다.

최근 생보사에선 특정계층을 위한 상품개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예비부부들의 결혼자금등을 보장하는 삼성생명의 허니문설계보험
제일생명의 제일훼미리연금 동아생명의 레이디암보험 대신의 효도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또 교보생명이 지난4월 전국 10개 단체영업조직을 신설,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험수요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고 삼성은 장기.고액 계약자를 2천명
정도 선정,삼성의료원 건강진단등 각종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골든
라이프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틈새시장 공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제 생보업계의 틈새시장 공략은 단순한 새시장 개척에서 벗어나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처럼 앉아서 고객을 맞는 풀 마케팅( Pull Marketing )이 아니라
발로 뛰는 푸시마케팅( Push Marketing )을 근간으로하는 보험사의
영업특성과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시장경쟁상황에서 어느 회사가
어떤 아이디어로 틈새시장를 선점하는가에 회사의 흥망이 가름되기
때문이다.

< 송재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