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출품업체들은 전시차량이 항상 반짝반짝 광이 나있기를 바란다.

관람객들이 차를 만져 손자국이 나면 닦아 내기에 바쁘다.

그러나 광을 내지 않아도 되는 차가 있다.

먼지가 쌓여있을 수록 오히려 돋보이는 차들도 있다는 얘기다.

바로 유명랠리(자동차장거리경주)에 참가했던 차들이다.

서울모터쇼에는 현대 대우 쌍용자동차가 랠리에 뛰었던 차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홍콩 북경 호주랠리등에서 우승한 "란트라"(엘란트라의 수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들 랠리에서 비개조부문에 출전했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보는 엘란트라와
는 보닛앞쪽에 4개의 라이트가 더 달린 것 외에는 외관상 큰 차이점이 없다.

대우자동차는 국제공인대회인 케냐 사파리랠리에서 국내차로는 첫 우승한
"씨에로"를 출품했다.

역시 비개조차량이다.

내부를 훑어보면 뒷자석이 없고 대신 안전장치의 하나인 롤케이지(roll
cage)라 불리는 쇠파이프가 얽혀 있는게 눈에 띈다.

쌍용자동차는 "죽음의 경주"로 유명한 "파리-다카르"간 랠리와 이집트
파라오랠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무쏘"를 선보이고 있다.

인공모래를 깔아놓아 랠리가 열린 지역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무쏘의 차체를 손바닥으로 문질러보라. 구경하기도 힘든 사막의 모래를
서울모터쇼에서 만져 볼 수 있을 것이다"

쌍용측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