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사 - 싱가포르동남아연구소 제휴 ]]]

아판 가파르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 관리과장>

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은 지난 93년에 재선된이래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그는 하르모코( Harmoko )정보부장을 정치적 동원수단인 여당 골카르
(golkar)의 총수로 임명했다.

군 최고통치권자인 수하르토대통령은 군부내 인사권을 휘두르는 유일한
사람으로 의회등의 다른 기관들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이것이 인도네시아의 정치이다.

수하르토대통령은 위스모요 아리스무난다르( Wismoyo Arismunandar )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라든 하르토노( Raden Hartono )육군사령부내의
전사회정치참모장에게 참모총장자리를 내주었다.

이는 대통령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98년이후를 의식한 정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8년에 수하르토대통령은 5년간 더 집권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권좌에서 물러나야할지 결정해야하는 중요한 시점을
맞게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하르토노를 참모총장으로 임명한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연구기술부장관이며 30여개의 다른 정치및 경제단체에 직책을
가지고 있는 하비비( BJ Habibie )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떠오르는 3H에 관한 인식이 형성되어있다.

3H란 하비비 하르토노 하르모코를 말하는데 이들은 모두 이슬람
정치환경에 익숙하다.

하비비는 압둘라만( Abdurahman )을 제외한 전 이슬람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단체인 인도네시아 이슬람지식인협회(ICMI)의 회장이다.

하르모코는 골카르당의 당수겸 ICMI의 고문이기도하다.

둘째 수하르토는 은퇴시에도 정치.경제정책에 관여하고 다가올 5년
연장집권을 위해서 지지를 선동하는 세력으로서 이슬람정치세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무하마드 아미엔 라이스( Muhammad Amien Rais )무하마드 이슬람기구
의장은 오는 98년의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이유중 첫번째로 수하르토가 오랜기간 집권해왔으므로 새로운
비전을 가진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하르토는 98년에 78세가 되므로 대통령으로서는 너무 나이가
많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 주동자나 학생들을 중심으로한 다양한 단체들도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아미엔 라이스와 일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반면 관료나 여당엘리트등 집권측에서는 정권교체를 꺼리고 있다.

그들은 대통령이 아직 집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지난 5년을 주목해보면 흥미롭다.

이기간중 수하르토대통령은 이슬람정치세계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넓혀갈수 있었는데 그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이슬람에 대한 정책이 매우 수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특수재단을 통해 모든 이슬람 조직및 학교에 사원과 시설물을
지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않았다.

이결과 이슬람의 가장 두드러진 선동가이며 무하마디얀 운동의 전부회장
루크만 하룬( Lukman Harun )은 심지어 무하마디얀이 수하르토의 평생
대통령집권을 지지해야한다고 촉구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수하르토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오는 98년의
정권교체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그는 이미 하르모코를 여당당수로 임명하고 페이설 탄정( Feisal
Tanjung )을 무기한 연합사령관으로 지정하는등 신임하는 장성들을
두루 배치함으로써 이슬람세계에서 정치적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할수있다.

따라서 수하르토는 2003년까지 집권할수 있을 듯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