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벌레". 나비 벌 잠자리 개미 거미 풍뎅이등의 곤충모양,심지어
도마뱀까지 톱디자이들의 의상과 장신구를 화려하게 메우고 있다.

미국의 유서깊은 보석상 "티파니"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잘한 보석으로
속을 채운 나비모양 브로치를 내놓고 있다.

올해의 핫아이템은 도마뱀. S자로 구불거리며 기어가는 도마뱀의 모양을
자그마한 큐빅을 넣어 형상화했다.

올해 각 브랜드에서 내놓은 곤충모양 액세서리중 눈에 띄는 것은
몸통엔 빨간 루비,날개에는 큐빅을 박은 풍뎅이,전체를 검은색보석으로
가득 메운 꿀벌,푸른빛이 도는 검정몸체에 금빛 작은다리를 단 딱정벌레.

예전에는 그다지 반기지 않던 디자인들이다.

그런가하면 "지아니 베르사체"에서는 꽃과 벌레무늬로 전체를 장식한
일련의 의상들을 내놓고 있다.

그가 내놓은 수영복과 가운은 빨간 풍뎅이로 가득 메워져 있다.

일류중에서도 일류,세계 최고가를 자랑하는 브랜드 "에르메스"에서도
벌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에르메스에서 내놓은 스카프형 블라우스와 폭넓은 실크바지는 잠자리
메뚜기 개미 꿀벌들로 가득차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 때문인지 벌레들조차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갑작스런 "버레들의 출현"이유로는 여러가지가 거론되는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환경보호운동의 영향이라는 것.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면서 평소에 소홀히 여겨왔던 생물군에까지
관심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