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외식비로 쓰는 돈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의 2배를 훨씬 넘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씀씀이가일본
사람들보다 훨씬 헤픈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재정경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구가 한달에 외식비로 쓴 돈은 평균 10만3백원으로 식료품비 주거비
광열비 의복비 교육비 오락비 교통비등의 전체 소비지출 1백11만3천7백원
가운데 9%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93년 일본 도시근로자 가구의 한 달 평균 외식비는 1만3천9백70
엔으로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 35만2천8백20엔의 4%에 그쳤다.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외식비는 경기 활황으로 소득이 늘어나면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이른바 "3저특수" 시절인 86년에 외식비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49.6%,88년 29.9%,89년 62.7%에 각각 달했고
불황기였던 93년에는 18.7%까지 떨어졌으나작년에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 10년간 근로자 가구의 연간 외식비 증가율이
88년과 90년에각각 5.8%와 5%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5%에
못미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외식비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년까지만해도 3.1%에 머물렀으나 88년 5.1%,90년 7%,93년 8.3%등
급속하게 늘어나 내후년이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10년이 다 지나도록 85년의 3.9%와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80년대 중반 이후 승용차가 보편화되면서
차타고밖에 나가서 먹는 외식문화가 크게 확산됐고 특히 소득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음식점을 찾는 과소비 풍조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