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성수대교 복구공사를 잡아라"

성수대교 복구공사를 앞두고 서울시가 공사응찰업체를 대상으로 10일
성수대교 붕괴현장에서 실시한 현장설명회는 자못 긴장감이 감돌았다.

설명회에 참가한 건설업체 관계자들마다 성수대교 복구공사만은
반드시 따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저 내뿜었기 때문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는 모두 15개 업체. 현대건설 삼성건설
삼부토건 한보등 국내 굵직한 건설업체는 모두 망라됐다.

설명회를 개최한 시관계자는 "예상공사비가 2백20억원에 불과한
공사에 이같이 대형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참가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전혀 의외라는 반응마저 보였다.

이같이 건설업체들이 성수대교 복구공사를 따내기 위해 불꽃경쟁을
벌이는 것은 전국민의 뇌리에 깊이 박힌 성수대교를 되살린 회사로
자연스럽게 자사이미지 제고등 홍보가 크기 때문.

한보그룹의 한 관계자는 "성수대교 복구공사는 한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회복시킨다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며 "이 공사를 따냄으로써
얻는 반사이익은 돈으로 헤아릴 수가 없는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건설 삼성건설등은 성수대교의 복구공사가 철골구조물
공사이기 때문에 계열사인 현대중공업등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그동안 축적한 철강조립기술을 맘껏 뽐낼 수 있다는 자체판단과
현대와 삼성이라는 그룹차원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이다.

더욱이 업체선정 관례상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기존 성수대교
양쪽의 2차선 화물전용차선 건설공사를 연속사업으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의 관심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시는 오는 13일 실시될 공사입찰에서는 정작 예정공사비의
50% 수준인 1백10억원대까지 낙찰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공사는 오는 12월말까지 완료돼야 하기
때문에 낙찰받은 업체는 공정에 쫓길 가능성도 있다"며 "더욱이 외국
감리사의 감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성급히 뛰어들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 복구공사입찰에는 이날 열린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만
참가할 수 있는데 성수대교 시공업체인 동아건설은 이날 이전의
공언대로 설명회에 참석지 않아 응찰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