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자위행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보옥이 더욱 흥분이 되어
자기도 옷을 벗어나갔다.

가죽 허리띠를 풀고 겉옷을 벗은후 다시 비단허리띠를 풀고 안쪽의
얇은 옷을 벗었다.

그 다음 길고 넓은 소매가 달린 짧은 웃옷을 벗었다.

습인도 보옥이 옷을 벗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이제 상체가 다 드러난 보옥이 폭이 넓은 바지만 벗고 그 안의 속옷만
벗으면 완전히 알몸이 될 참이었다.

보옥이 슬그머니 습인의 손을 만지며 바지 허리춤 안으로 밀어넣었다.

보옥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습인의 손이 배꼽 부근을 지나 단전을 거쳐
하초로 내려갔다.

그렇게 무성하지는 않았지만 다복솔처럼 모닥모닥 돋아나 있는 털들이
손등으로 손가락으로 감촉되었다.

도련님이 아직 수염은 나지 않았어도 거기는 벌써 공사가 시작되고
있었구나.

습인은 보옥이 성인이 되어가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습인 자신의 은밀한 구석에서도 공사가 시작된지 꽤 되는 편이었다.

물컹. 무슨 살아 있는 생선이 손에 닿는 느낌이었다.

습인의 맨손이 남자의 음경 살에 직접 닿기는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 감촉이 경외롭기까지 하여 습인은 가만히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감히 만질 수 없는 성스러운 물건 가까이에 손이 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손가락들을 꼭 모두어 조막손이 되게 하였다.

절대로 만질 수 없어, 절대로. 보옥의 손이 습인의 손을 그쪽으로
이끌수록 습인은 속으로 더욱 부르짖고 있었다.

보옥도 습인이 완강히 버티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온 힘을 다하여
습인의 손가락들을 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습인은 보옥이 손가락을 펴놓으면 다시 오무리고 펴놓으면 다시
오무리고 하였다.

"만져 줘" 보옥이 한숨을 훅 토하며 호소하다시피 말을 뱉었다.

그러자 그 순간, 습인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쫙 펴서 보옥의 음경을
꽉 쥐고 말았다.

절대로 만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신성한 물건을 그렇게 순식간에
잡지 않으면 손목이라도 달아날 것처럼 그리 급하게 잡고 만 것이다.

신성모독은 순식간에 범하여야지 머뭇머뭇하면 오히려 큰 벌이 따라오는
법이었다.

"아파. 조금만" 보옥이 이맛살을 모으며 조금만 느슨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보고는 습인이 언뜻 정신을 차리고 손의 악력을 늦추었다.

그러자 손안에 잡힌 음경의 굵기와 크기, 강도들이 섬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보옥의 그것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간 우람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