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변동폭확대가 예정대로 4월1일부터 시행됐다.

어제 주가변동 제한폭이 상하 각각 6%로 확대되었고 정액제도 정률제로
바뀌었다.

증시주변에서는 주가변동폭이 확대되면 수급상황이 주가에 보다
정확히 반영되어 시장효율이 높아지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투자위험이 커짐에 따라 정보와 자금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파급효과가 우리증시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향후 주가의 움직임및 기관투자가의 투자행태에 따라 직접금융의
활성화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가변동폭확대가 시행된 첫날인 어제의 종합주가지수는 하루전보다
2.31포인트 오른 934.09로 마감됐다.

단기적으로 볼때 이달의 주가는 계속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주변의 자금사정이 유동적인 데다 주가변동폭이 확대되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현재 고객예탁금은 2조1,475억원으로 2년5개월만에 최저수준이며
이달에도 부가세납부등 자금수요가 적지않다.

비록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4.20%까지 떨어지는등 하향안정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일련의 기업부도사태 이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자금중개기능이 상당히 위축된 점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경기확장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총통화증가율이
16%대에 그쳐 통화공급여력이 있으며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신축적인
통화관리정책이 예상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증시여건은 나쁘지 않다.

따라서 물가와 금리가 계속 안정세를 유지하고 경상수지가 개선되면
하반기부터는 주가상승이 본격화될수 있으며 이때 주가변동폭확대에
따른 누적적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기만 할수는 없으며 또한 오른다고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주가변동폭확대가 가격의 시장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증시체제정비를 서두르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여기에는 이미 여러차례 논의된 불성실공시및 내부자거래에 대한
처벌강화,유.무상 증자및 기업공개 허용기준의 객관화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달초로 시행이 연기된 고객예탁금 이용요율의 상향조정,거래증거금비
율의 개선등 증시규제완화방안도 증시부양이라는 측면보다 시장자율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이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증권당국은 과거처럼 기관투자가에 매수우위를 강요하는 등의 시장개입이
주가왜곡을 불러올 경우 그 폐해가 훨씬 더 커지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