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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최대의 "뉴스 메이커"가 되고 있다.

반도체 호경기를 구가하면서 가전 컴퓨터 정보통신 멀티미디어등에서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M&A(기업매수.합병)를 통해 외국기업을 통째로 사들이거나 여기저기 지분
참여도 한다.

내로라 하는 해외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전자부문은 물론 삼성그룹 전체가 비게질하고 있는 반도체분야는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4메가D램에 이어 16메가 D램마저도 무난히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언제까지 이렇게 "잘 나갈" 수가 있을까.

본사 유화선산업1부장과 이학영.조주현기자가 김광호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의전자소그룹장)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11층에 있는 그의
집무실로 찾아가 얘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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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유화선 < 산업1부장 > ]]]

-요즘 한달에 3천억원씩 이익을 낸다면서요.

<>김부회장=이익이 많이 나고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디 3천억원이야
되겠어요.

작년에 당기순이익이 9천4백50억원이었는데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훨씬
늘어날 건 확실합니다.

무엇보다도 매출이 많이 늘고 있으니까요. 당초 계획보다 12%는 늘 것
같습니다.

-그럼 올해는 매출이 15조원도 넘겠군요.

<>김부회장=원래 13조2천억원을 계획했으니까 15조엔 조금 못미칠 것으로
봐야지요.

아뭏든 생산이 주문을 못따라가 주는게 문제입니다. "7.4제(아침7시 출근.
저녁4시 퇴근제도)"를 하느라 잔업도 1시간 이상은 절대로 시키지
않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업계에선 김부회장을 "가장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경영인으로
보고 있지요.

이익규모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신다면서요.

<>김부회장=작년엔 사실 한 1조9천억원쯤 이익을 냈습니다. 그걸 특별상각
도 하고 경비처리도 했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작년처럼 특별상각등을 하기는 어렵겠지요.

-반도체산업은 특성상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투자해야 할 돈도 기하급수적
으로 늘어나게 돼 있지 않습니까.

<>김부회장=그렇습니다. 올 투자계획을 전체적으로 3조5천억원으로 잡고
있는데 그중 2조3천억원가량이 반도체부문에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게 부담스러운 점입니다. 다행히 회사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어 경영의 짐은 줄고 있습니다.

사실 자산 9조원의 회사가 한해에 15조원의 매출을 올리면 이건 아주
건실한 경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반도체 경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만.

<>김회장=아직 꼭대기에 오르지 않았어요. 적어도 앞으로 2000년까지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단지 연도별로 성장률에 진폭은 있겠지요.

-그렇다면 기흥 반도체단지의 생산 캐퍼(capacity)에도 문제가 생길텐데요.

<>김부회장=그러지 않아도 2000년쯤 라인 증설이 한계에 이를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제2 단지가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어딘가 다른 지역을 물색해
두셨습니까.

<>김부회장=그러긴 해야겠는데 그게 쉽지 않군요. 우리가 원하는 지역에
정부에서 어디 허가를 해줘야 말이지요.

삼성이 반도체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생산단지와 연구소가
한 곳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본사람들도 그걸 제일 부러워합디다. 그래서 제2단지도 되도록 기흥주변
에 건설했으면 하는데 수도권 인구집중을 방지한다면서 아파트는 짓게 해도
공장은 안된다는 거예요.

우리도 정부 뜻을 좇아 부산.광주.구미로 가전공장을 옮기고 있지만 첨단
산업은 수도권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외국기술자를 유치하기도 쉽거든요.

-해외에 공장을 짓는 방법도 있지 않겠습니까.

<>김부회장=그건 절대로 안됩니다. (해외에)"나가야 될 사업"이 있고
"나가선 안될 사업"이 있는 법입니다.

무조건 해외로 나가선 곤란합니다. 일례로 일본의 정책도 그래요. 그들은
제아무리 엔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75%는 자국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핵심기술이 들어가는 첨단제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국내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산업공동화를 막아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김부회장=공동화도 공동화지만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엄청난 사업입니다.
원자재 의존도가 10%밖에 안되거든요.

이런 첨단 산업은 국내에, 그것도 수도권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반도체공장 입지문제도 중요하지만 일반의 관심은 우선 삼성이 세계
반도체업계에 전해져온 "2세대 연속 1위는 못한다"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부회장=반도체업계에 그런 묘한 징크스가 있는 게 사실이지요. 그걸
깨뜨리는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삼성전자는 4메가D램에 이어 16메가D램에서도 1위자리를 지킬 겁니다.
2대뿐 아니라 3대까지 달아서 1등을 해보일 테니 잘 지켜봐 주십시오.

-그러나 삼성전자는 16메가D램에 너무 일찍 투자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4메가D램 시장의 호황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꽤 오래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지요.

<>김부회장=4메가 호황은 세계 각 업체들의 16메가 출하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탓입니다.

그만큼 16메가D램은 만들기가 아주 어려운 제품입니다. 삼성전자만이 별
문제없이 16메가D램을 찍어내고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문제는 세트메이커들이 16보다는 4메가를 더 선호한다는데 있지 않습니까.

<>김부회장=그 이유도 16메가 공급부족 때문입니다. 보통 16메가D램 값이
4메가보다 5배 이하면 메리트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4배 수준입니다.

세트메이커로선 단연코 16메가D램을 쓰는게 유리한 상황이란 얘기지요.
그런데도 4메가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은 세트메이커들이 16메가 출하를
전제로 제품을 설계했다가 제대로 공급이 안되니까 다시 4메가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역시 메모리분야, 그중에서도 D램 뿐 아닙니까.
비메모리는 아직 멀었다고들 하던데요.

<>김부회장=천만에요. 우리 회사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비중을 적어도
50대 50으로는 유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비도 두 부문을 똑같이 책정하고 있어요. 문제는 메모리분야
의 성장률이 너무 앞서가기 때문에 비메모리분야가 상대적으로 뒤지고
그래서 빛이 안난다는 데 있습니다.

비메모리분야의 매출이 올해 1조원에 이를 전망인데 이 정도면 적은 게
아닙니다.

또 한가지 이유가 있지요. 미국 인텔사가 비메모리의 D램격인 CPU(중앙
연산처리장치)를 틀어쥐고 있어서 그런 거예요.

삼성전자의 경우 인텔사와 크로스 라이선싱을 하긴 했지만 CPU만큼은
절대로 안된다는 겁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