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후특파원]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업체인 미컴팩이 NEC,
도시바등 일업체의 반도체 납품가격 인상요청을 거부키로 결정, 일반도체의
해외수출이 난항을 겪게 됐다고 일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24일 보도
했다.

이에따라 해외PC업체들이 반도체 공급선을 한국등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 보도에 따르면 컴팩은 일본현지법인을 통해 "PC 가격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주요부품의 가격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컴팩을 필두로 애플컴퓨터등 주요 PC업체가 이달 중순 미국시장의 PC가격을
일제히 20%전후로 인하한 것도 이같은 결정에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
된다.

컴팩의 반도체 가격인상 거부 결정은 다른 외국 PC업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등 한국 반도체업체들은 아직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외국PC업체들이 한국으로 공급선을 바꿀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반도체업체들은 엔고에 따른 환차손보전외에 덤핑혐의방지를 위해서도
이번 가격인상을 추진해 왔다.

현재 일제 4메가D램의 수출가격은 개당 12-13달러수준이지만 최근의
급격한 엔고로 일본국내가격은 개당 1천2백50-1천3백50엔선에 이르는등
국내외 가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일반도체업계는 해외수출용 제품의 가격인상을 추진해 왔고 이에
실패할 경우 국내가격의 인하를 통해 국내외가격차를 좁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반도체업계는 급격한 엔고와 달러화 하락으로 인한 환차손을 해소하기
위해 메모리수출가격을 5-10% 인상키로 하고 그동안 해외 대량수요선과
교섭을 벌여왔었다.

한편 컴팩은 지난해 세계 컴퓨터시장의 약 10%인 4백80만대를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 일본외에 싱가포르,한국,대만등에 국제조달사무소
(IPO)를 설치해 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