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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약 30년에 걸친 산업화과정에서 일본을 쫓아 가려고 무던히 애를
써왔다.

그 결과 일부 분야에선 어깨를 견줄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일간에는 상당한 발전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한일간의 산업별 발전격차를 진단해 보고 이의 극복방안
을 모색키위한 시리즈를 마련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산업별 전문가가 공동 집필할 이 시리즈는 1주일에
두번씩(화/금요일자) 17회에 걸쳐 연재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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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원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 프롤로그 ]]]

과연 한국은 선진산업국으로 발돋움할수 있을 것인가.

그간의 한일 경제 관계를 돌이켜보면 무척 우울한 결론에 도달한다.

94년 통관 기준으로 본 대일무역 적자는 119억달러로 우리나라 총무역적자
63억달러의 거의 2배에 달했다.

20세기 중반을 넘으면서 후발산업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은 영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거센크론은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후발자 이익"이라는 개념을 써서
독일과 일본의 선진국화 과정을 파악했다.

후발국은 앞서가는 나라의 기술과 노하우를 도입한다음 새로운 방식의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수 있다.

전후 개도국의 산업발전 전략은 이같은 거센크론의 예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일간에는 언제쯤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인가.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경쟁 조건의 변화는 이 물음에 대해 힌트를
주고 있다.

첫째로 세계 시장에서의 우리 산업의 약진이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추월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던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가전 분야에서 우리 산업은 경쟁 관계에 있던 일본 산업을
앞서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경우도 호주나 남미 등에서 일본차 판매를 앞서고 있다.

둘째로 80년대 중반이후 거듭된 엔고로 인해 기계및 부품 산업의 경쟁
여건이 우리에게 유리해지고 있다.

일본 산업의 재구축 작업이 불가피해졌으며 이는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로 새로운 산업의 등장이다.

멀티 미디어를 비롯한 정보 산업 우주항공 신소재 신에너지 등은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긴 하지만 지식집약적 성격이 강해 한일 양국 기업 모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일간 산업 발전의 격차는 더이상 불변의 현상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일본을 뒤따라가는 지극히 단선적인 산업 전략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산업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동안 경쟁 관계
내지 의존 관계에 놓여 있던 한일 양국의 산업과, 나아가서 신산업 분야를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경쟁 여건 속에서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한일간 산업 발전의 격차를 극복하고 한일 양국이 상호 호혜적
이면서 균형잡힌 경쟁 관계로 발전하는 방안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