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합상사들이 수출입 "중개"라는 고유업무에서 벗어나 유망사업에 대한
"직접경영자" 로 변신하고 있다.

엔고로 인한 원가절감바람이 전 일본업계를 휩씁면서 공급업자나 고객을
직접 상대하려는 업체가 늘자 이들의 "중개"기능이 쓸모없게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이,미쓰비시,스미토모,마루베니,이토추,닛쇼이와이등 일6대 무역상사의
매출은 여전히 일국내총생산(GDP)의 25%인 1조달러(1백조엔)에 이르고있다.

그러나 지난 93회계연도(93년4월-94년3월)의 순익은 4백50억엔에 그쳤다.

이에따라 마진이 낮은업무를 줄이고 고마진 사업으로 경영노선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삭감대상 사업은 대행업무.

대행업무의 마진은 3%이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종합상사의 총이익중 80%를 차지하던 대행업무는 이제 절반
수준인 40%로 하락했다.

2010년에는 다시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20%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이들이 대행업무를 버리고 새로 손을 대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석유및
전력등 에너지,통신,TV방송,위성통신등.

이가운데 에너지분야는 종합상사들이 그동안 다져놓은 석유에 관한 전문
지식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진출 분야로 꼽힌다.

미쓰이의 브루나이 액화천연가스(LNG)공장은 미쓰이에게 총순익의 3분의1을
벌어다 주는 대표적인 효자사업이다.

이 공장의 지난해 순익은 1백83억엔이었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이 사업에 몰려들고 있다.

현재 일종합상사들이 생산중이거나 생산직전에 있는 석유및 가스전은
21개에 달한다.

또 17개 가스및 유전은 현재 개발중이다.

전력분야도 종합상사들이 새로 손을 뻗치고 있는 사업.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발전사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쓰이는 전력사업으로 3천8백억엔을 벌어들이고 있다.

마루베니도 이 분야에서 3천5백억엔의 이익을 올렸다.

양사의차이라면 미쓰이가 엔고를 무릅쓰면서도 계열사인 미쓰이중공업으로
부터 장비공급받고 있는 반면 마루베니는 계열사인 히타치와 손을 끊고
ABB,알스톰등 외국업체들로 공급선을 과감히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의 최대변신은 통신사업진출이다.

NTT의 라이벌인 니혼(일본)통신이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이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미쓰비시와 미쓰이 그리고 스미토모는 서류상
1백10억엔의 이익을 얻게 됐다.

이토추와 미쓰이,닛쇼이와이,스미토모는 JSAT 단1개의 위성회사에 총
4백15억엔이나 투자를 해놓고 있다.

미쓰비시는 스페이스커뮤니케이션스사(SCC)와 제휴했다.

스미토모와 이토추는 일본 케이블TV산업에도 자금을 밀어넣고 있다.

물론 이같은 통신분야가 당장 이익이 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일단 이익이나기만 하면 액수는 어마어마하다.

일본의 8백만가구(전체의 20%)는이미 위성TV에 가입했다.

케이블TV가입가구수는 1천6백만가구(전체의4%)에 불과하지만 최근 정부가
광역방송과 외국사와의 합작에 대한 규제를대폭 완화, 이분야의 성공잠재력
도 만만치 않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일종합상사들이 "종합"에서 벗어나 "개별"사업에
주력하는 서구식 경영으로 변모하는 증거로 분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종합상사들의 변신은 단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적응일
뿐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익이 나는 사업이라면 뭐든지 한다"는 일종합상사의 원칙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