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협력분위기를 다지기위한 경영진의 현장근무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기업들 사이에는 경영진과 근로자간의
대화기회 확대와 상호협력 강화를 겨냥, "임원 현장근무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원현장근무제 도입추세는 경영진이 현장에서 근로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보고 듣고 해결해줌으로써 노사관계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는점에
비추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소재 현대전자는 올해초 노사간의 화합을 다지고 기업문화활동
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사합동현장근무제를 도입했다.

이제도는 사장을 비롯한 회사중역과 노동조합간부들이 각각 2명씩 1개조를
이뤄 오전8시30분부터 오후5시30분까지 각 사업본부의 생산라인에서 일일
현장사원으로 근무하는 것.

임원들은 조립공정 배관공사 물품이동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주용사장은 지난6일 생산지원본부내 작업라인에서 김영철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자동차 전장용부품에 대한 조립작업을 직접 해내기도 했다.

김노조위원장은 "임원들이 직접 막일을 하면서 근로자와의 일체감을 형성
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금호타이어의 경우 노사갈등의 원인이
대화부족이라고 판단, 지난해 12월부터 사장과 중역등 경영진들의 현장근무
제도를 시작했다.

특히 사장을 포함한 중역들은 저녁5시부터 아침8시30분까지 안전순찰
고충처리등의 야간근무를 월2회가량 해오고 있다.

탁성두 노무담당상무는 "작업장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며 "현장
을 같이 경험하면서 노사 쌍방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다"고 밝혔다.

대구와 부산 현풍등지에 공장을 두고있는 제지업체인 무림제지는 지난해
부터 "상시노사관리제도"를 도입, 본사주재임원을 포함해 중역진들이 1주일
에 한번정도 현장근무를 해오고 있다.

대구공장 노조의 이우창교섭위원은 "임원진이 아침8시부터 현장을 다니며
구석구석 청소도하는등 근로자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회사는 지난해 2백여개의 제지업체가운데 임.단협이 가장 먼저 타결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각공장별로 "중역 일일현장체험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모두 15차례에 걸쳐 48명의 임원이 현장근무를 경험한데 이어
올해에도 중역들의 회사식당이용을 적극 권장하는등 현장접근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자동차도 지난해초부터 전임원들이 분기별로 1주일가량 현장에서
상주토록 하는 현장밀착경영을 선언, 근로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