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0일자) 탁상의 전세값 안정대책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을 5가구이상 임대에서 2가구이상 임대로
    완화하려던 정부방침이 하룻만에 백지화돼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와 일관성여부가 늘 문제되는 터이지만
    이번 일이야말로 무책임하고 빈곤하기 짝이 없는 탁상행정식 정책결정의
    표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떤 정책이든 결정이 나기 전에는 관계부처간에,또는 내부적으로
    활발한 논의와 더불어 찬.반 의견이 있을수 있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게 일의 올바른 순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차관회의가 물가대책 차원에서 결정 발표하여 언론에 비중있는
    뉴스로 보도된 내용을 다음날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모여 뒤집어버린
    일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우선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모양새는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라 치고 중요한 것은 역시 내용인데
    우리는 실무자회의의 번복결정 자체는 옳은 것이었다고 본다.

    단지 유보한 것일뿐 앞으로 계속 검토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으나
    애당초 잘못된 내용을 다시 들먹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을 완화하겠다던 지난 7일의 물가대책 차관회의
    결정을 잘된게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문제의 전세값안정에
    도움이 됨직한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의 임대질서와 세무행정에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하고
    자칫 부동산투기와 집값상승을 부추길 위험마저 있다.

    이사철이 따로 없어졌지만 최근에 수도권 일원의 전세값이 주택가격의
    60%,심한 경우에는 70% 수준까지 뛰자 당국은 물가대책차원에서
    손을 쓰기로했으며 그 결과로서 임대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그같은
    결정을 내렸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탁상의 정책대응이었다
    .

    첫째 5년임대 후의 양도세면제 혜택을 생각해서 얼마나 되는 물량이
    지금 이에 호응할는지,둘째 우리 현실에서 과연 임대소득을 신고하거나
    또는 포착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셋째 이런 방법으로 과연 얼마만한
    전세값안정 내지 인하효과가 있을 것인지 당국은 짐작만이라도 해서
    결정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물가대책도 늘 그런 식이라는 비난을 받곤 하지만 전세값을 이런
    방식으로 안정시킬수는 없다.

    우리 주택시장은 구조적이나 관습적으로 임대제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제약이 많다.

    그걸 고칠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되 근원적인 대책은 역시 주택공급확대에서
    찾아야 한다.

    주택보급률 자체가 높아져야 한다.

    전세값상승에는 한계가 있다.

    어느 단계에 가면 매매가 활성화된다.

    그런 시장원리를 존중하면서 근본대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

    ADVERTISEMENT

    1. 1

      [아르떼 칼럼] 지금 화가 신사임당에 주목하는 이유

      최근 한국 미술계는 여성 작가와 전통 미술을 다시 읽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리움미술관은 여성 작가들의 실험성과 조형 언어를 재조명하는 전시를 잇달아 선보였다. 2025년 9월부터 연 이불의 대규모 개인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환기시켰다. 또한 호암미술관에서 3월부터 개최될 예정인 원로 조각가 김윤신의 회고전은 한 작가의 70년 예술 여정을 조망하는 자리다. 이런 전시들은 단순히 ‘여성 작가를 조명한다’는 차원을 넘어 미술사 서술의 관점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신사임당을 다시 호명하는 일은 자연스럽다. 그는 오랫동안 ‘현모양처’라는 상징 속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의 미술사적 관심은 그를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 화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한국 미술의 위상은 작품의 질보다 그것을 읽어내는 해석의 밀도에서 갈린다. 우리는 고미술을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다뤄왔지만, 동시대 미술 담론 속에서 작동하는 언어로 전환하는 데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신사임당을 다시 읽는 작업은 한국 고미술을 미적 감상의 대상에서 조형적 사유와 시장적 잠재력을 지닌 자산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신사임당의 ‘묵포도도’는 단순한 소재 재현이 아니다. 윤곽선을 배제하고 먹의 농담과 번짐만으로 포도송이의 체적, 껍질의 긴장, 덩굴의 방향성을 조직한다. 이는 구조와 기운을 동시에 포착하려는 동아시아 회화 인식이 응축된 사례다. 화면 하단에서 상단으로 이어지는 덩굴의 흐름은 평면에 암묵적 공간을 형성한다.‘초충도’ 또한 자연 관찰의 기록을 넘어선 시각적 편집의 결과다. 수박 오이

    2. 2

      [천자칼럼] 신조어 제조기 월가

      미국 월가의 경쟁력 중 하나가 신조어와 약어를 만들어 내는 탁월한 능력이다. 입에 착 감기는 맛깔난 용어를 통해 복잡한 시장 상황, 기술 변천, 자금 이동 경로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2000년대 초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할 4개 신흥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2000년대 후반 재정 위기에 휘말린 남유럽 5개국 피그스(PIIGS), 2010년대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신흥 5개국을 가리키는 프래자일파이브(Fragile Five) 등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엘리트 경제학자들이 작명했다.월가 신조어가 집중된 분야는 물론 증시 주도주다. 미국 7대 빅테크(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를 묶은 말이 ‘매그니피센트7’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 투자전략가가 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에서 따왔다. 매그니피센트 7개 기업의 첫 글자 ATMMAAN에 브로드컴을 포함한 8대 대형 기술주가 배트맨(BATMMAAN)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에는 과격한 관세 폭탄 발언 뒤에 결국은 현실적으로 타협하는 패턴을 역이용해 단기 수익을 노리는 ‘TACO(Trump Always Chicken Out) 트레이드’가 최고 유행어였다. 인공지능(AI)을 빼놓고 증시 트렌드를 거론하는 것이 무의미한 지금, 새롭게 등장한 월가 테마주 이름이 ‘헤일로(HALO) 트레이드’다. Heavy Assets, Low Obsolescence의 약자로, 막대한 자본 투자에 따른 높은 진입 장벽으로 진부화, 곧 도태 위험은 낮은 산업군을 뜻한다. 인프라, 전력망, 철도, 에너지, 중장비 등 실물 자산에 기반한 업종이다. 챗GPT나 제미나이가 소프트웨어 기업은 파괴할 수 있어도, 전기를 생산하거나 직접 땅을 파는 일

    3. 3

      [사설] 훼손된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노사협상으로 날 샐 판

      지난 15년간 노사 간 교섭의 기본 틀로 기능해온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크게 훼손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란봉투법 시행(3월 10일)을 불과 열흘가량 앞둔 어제 발표한 ‘교섭 절차 매뉴얼’에서 “원·하청 노조 간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적시했다.매뉴얼대로면 원청 사업자는 원청 대표노조와 하청 대표노조 등 최소 2개 이상 노조와의 교섭이 의무화된다. 복수 노조가 허용된 2011년 이후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명시하도록 한 노동조합법에 배치된다. 하위 법령으로 상위 법인 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법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작년 9월 노란봉투법 입법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철폐’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거대 노조를 막판에 일방적으로 편든 모양새다.지난 23일 시행령과 해석지침 최종 발표 때까지만 해도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유지했으나 불과 나흘 만에 뒤집은 것도 논란 거리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자는 진짜 사장과 교섭하고 싶어 하며 교섭 분리로 입법의 취지를 더 잘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하청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려면 원청노동자까지 포함한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던 종전 입장을 바꿀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이대로라면 원청 사업자는 수십·수백 개 노조와 무제한 교섭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노조 입장에서는 근로조건·고용 형태가 비슷한 하청노조끼리 연대하는 등 다양한 교섭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 앞서 시행령 등에선 ‘하청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과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