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주식을 사라. 수년후 분명 주가가 2배이상 오를 것이다"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최고경영자가 있다.

미국 최대의 소매체인업체인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스(FDS)의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퀘스트롬(54)이 바로 그 인물이다.

최근 미국 소매업체들이 겪고 있는 시련을 생각하면 퀘스트롬회장의 이런
장담은 허풍처럼 들린다.

지난 10여년간 소매업체들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문을 닫는 백화점이 속출했으며 부도난 업체도 한둘이 아니었다.

요즘에는 홈쇼핑업체와 카탈로그 통신판매업체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소매업 경영여건만을 보면 페더레이티드의 주가가 수년내에 2배이상 오를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렵다.

그러나 퀘스트롬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장담을 그저 허풍이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구매관리 재고관리 경비절감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솜씨를 발휘, 지난 92년
파산 위기에 처한 페더레이티드를 구한 장본인이 바로 퀘스트롬이기 때문
이다.

그는 이제 페더레이티드를 가장 경쟁력이 강한 소매업체로 탈바꿈시켜
놓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41억달러를 들여 경쟁사인 R H 매시를 인수했다.

경비절감에 뛰어난 페더레이티드와 창조적인 판매전략으로 유명한 매시를
결합하면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페더레이티드는 매시를 인수함으로써 연간매출이 지역전화회사들과 비슷한
140억달러에 달하게 됐다.

그러나 규모가 커졌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퀘스트롬은 앞으로 4년간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348개의 백화점 가운데 수십개를 폐쇄하고 간접인력을 축소하며 발주
시스템을 자동화함으로써 연간 2억달러의 경비를 절감한다는 것이다.

퀘스트롬은 여러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암행어사전략"을 구사한다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이다.

손님으로 가장한 감시원들이 매장의 서비스 실태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퀘스트롬은 비용절감책의 일환으로 매장의 불필요한 재고를 대폭 줄이라는
지시도 내려놓았다.

가령 수건의 경우 매시의 매장에는 25개 색상을 진열하고 있는데 이를
8개로 줄이도록 했다.

퀘스트롬은 무려 28억달러를 들여 매장을 밝고 산뜻하게 단장하고 이를
지역인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 행사장으로도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한마디로 지역밀착형 판매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얘기다.

퀘스트롬의 공격경영이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금리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매시를 인수하기 위해 차입한 빚이 28억달러에 달해 금융비 부담이 늘면
계획에 차질을 빚을수 있다는 것이다.

퀘스트롬의 계획대로라면 페더레이티드는 올해와 내년중 30%의 매출증가율
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다른 소매업체들의 2~3배에 달한다.

퀘스트롬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원들에게 적어도 2년간 결코 이직
하지 않겠다는 서약까지 받아놓았다.

퀘스트롬은 페더레이티드가 열악한 경영환경에서도 살아남을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98년 회장 계약기간이 끝나면 정치에 뛰어들든지 영화산업에 도전할
작정이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