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과 한농 기존대주주간 경영권다툼이 법정으로 옮겨졌다.

또 동부그룹의 한농전격인수에 반발,한농과 한정화학등 계열사임직원들이
농성에 들어가는등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동부그룹의 한농인수에 반대하는 기존대주주인 신준식한농사장과
김응상한정화학사장(한농이사)등은 지난 28일 주총과 대표이사등을 새로
뽑은 이사회결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주총및 이사회결의
무효청구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신사장등은 이와 아울러 이 소송이 끝날 때가지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
이사및 감사의 직무집행정지및 직무대행자선임 가처분신청을 냈다.

신사장등은 주총결의등 무효청구소장에서 신사장이 주총의장으로서
정회를 선언했는데도 동부그룹과 한농의 다른 대주주인 정철호씨등이
"의장의 유고상태"라며 정철호씨를 의장으로 뽑아 주총을 열고 새로운
임원진을 선임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사장측은 28일 주총당시 동부그룹의 경영권인수우려가 있자 임원선임을
앞두고 2시까지 정회를 선포하고 퇴장했으나 정철호씨등은 의장 유고를
주장하며 부사장이었던 정철호씨를 의장으로 선임한뒤 동부그룹관계자들이
대거 포진한 새 이사진을 구성한 바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법정에서 신사장이 정회를 선언하고 퇴장한 것을 의장
유고로 볼 수 있느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사장측은 또 동부그룹이 특정금전신탁으로 산 주식 17.88%중 10%
이상분에 대해서는 증관위의 승인을 얻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관위에 아무런 신고없이 의결권을 행사하는등 주총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부그룹쪽은 이에대해 "당초 의장이었던 신준식씨가 주주다수의 의사에
반해 퇴장한 것은 유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28일 주총과정에 전혀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또 동부그룹은 경영권다툼도 동부와의 문제가 아니라 한농의 기존
대주주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계에서는 신사장등 기존 대주주뿐만아니라 직원들까지
동부그룹의 한농인수에 대해 경영상 별문제가 없는 중견기업의 경영권을
탈취했다면서 대기업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어
동부그룹에 적잖은 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한농과 계열사인 한정화학의 노조와 임직원 4백여명은 한농
본사에서 동부그룹 경영권인수에 반발,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