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연합회는 28일 호텔신라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기만료된
김종석회장 후임에 이종대 유한킴벌리회장(61)을 선임했다.

25대 회장에 취임한 이씨는 41년동안 제지업계에 종사하면서 말단
생산직사원에서 회장까지 오른 사람이다.

쟁쟁한 오너기업인들이 많은 제지업계에서 비오너출신으로 제지연합
회장에 오른 것은 극히 드문일이다.

"내 자신이 지난 41년동안 배우고 익힌 제지기술과 경영노하우를
후세들에게 전수시키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또 연합회사무실 한쪽에 제지사랑방을 만들어 원로기업인들과 현재의
경영인들이 허물없이 만나 경영과 기술을 얘기하는 장소로 만들겠습니다.

지금 제지업체들의 신증설이 활발한데 1천억원대에 달하는 기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없이 신증설에 나서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베테랑 기술인들이 조언을 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면 올마나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회장은 조언을 들어 경비절감에 도움을 받은 업체가 이중 극히
일부를 출연한다면 이 돈을 제지산업발전기금으로 활용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지업체들은 국제 펄프값급등과 고지구득난으로 원자재확보가
원활하지 못합니다.

원자재공동구매와 고지회수캠페인도 벌여나갈 생각입니다"

그는 국내제지산업이 연간 6백만t이상의 펄프및 고지를 쓸 정도로
소비량이 많은데 업체가 개별적으로 수입해 원가를 절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공동구매할 경우 가격협상력이 높아져 큰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제지조합등 제지관련단체들과 공동으로 고지회수캠페인을 벌여
수입의존도가 높은 고지를 국산으로 대체토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 금릉 출신으로 경북대 물리학과를 나온 이회장은 영어 일어
스페인어 중국어등 6개국어를 구사하며 유한킴벌리 창설을 주도했고
사장만 15년동안 해왔다.

세계적인 생활용품업체인 킴벌리클라크는 유한양행과 합작으로
유한킴벌리를 세우면서 뛰어난 경영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J.D.Lee
(이회장 영어이니셜)를 경영인으로 영입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그는 제지사업과 관련한 많은 일화를 갖고 있다.

< 김락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