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의 골프입문] (32) 티샷
티잉그라운드에 섰다.
티에 오르니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도무지 막막했다.
동반자뿐만 아니라 뒤팀골퍼들,그리고 온 천지가 모두 자신만 뚫어져라
바라보는것 같았다.
어제 밤 잠을 설치면서도 "내일은 침착해야지"하며 숱하게 다짐했건만
실제상황은 눈앞에 보이는게 없을 정도로 마음만 급했다.
김과장은 사전에 배운대로 "볼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스윙했다.
그러나 친 것 같은데도 사방이 고요했고 볼은 그대로 있었다.
헛스윙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당연하다는듯" 다시 한번 치라했고 다행히 두번째
샷에서는 볼이 50m쯤 굴러갔다.
<>.위와같은 경우 몇번씩이나 헛스윙하는 골퍼도 물론 있을 것이다.
초보자의 첫샷은 솔직히 맞추기만 하면 대성공이다.
볼을 쳐서 앞으로 나가는 게 목표라면 "보다 짧은 클럽"으로 티샷하는
것도 방법이다.
확률적으로 클럽길이가 길면 길수록 정확성은 떨어진다.
그러니 초창기의 티샷은 드라이버보다 5번우드정도로 하는게 "헛스윙"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아이언으로 티샷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
"드라이버 실패"보다는 아이언샷으로 첫샷을 전방으로 날리는게 그 이후
의 플레이에서 훨씬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여기서 룰을 한 수 배우고 넘어가자. 골퍼가 헛스윙을 했을때 스코어
계산은 어떻게 될까.
김과장과 같이 "볼을 치려고" 스윙했으나 헛 쳤을 경우 타수는 어김없이
1타가 된다.
볼을 친다는 의미의 스트로크(stroke)란 "볼을 움직일 의사를 가지고 클
럽을 전방으로 휘두르는 동작"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게 "볼을 움직일 의사"이다.
다시말해 볼을 치겠다는 마음으로 클럽을 휘둘렀으면 클럽과 볼의 접촉
여부에 관계없이 그 휘두른 동작이 1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김과장이 헛스윙을 5번 했다면 영낙없이 5타를 친 셈이 된다.
이 스트로크라는 개념은 아주 중요하다.
김과장이 어드레스를 취하는 동작중에 잘못해서 볼을 건드려 티에서 떨어
뜨릴 수도 있는데 그때는 다시 볼을 올려 놓고 치면 될 뿐이다.
물론 타수의 변화도 없다.
이는 어드레스동작을 취하던 그 싯점에서는 김과장에게 "볼을 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얘기는 모두 티잉그라운드에서만의 규칙적용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첫타를 날려 그 볼이 "인 플레이 볼"이 되면 규칙적용은
또 달라 진다.
한편 볼을 칠 의사를 가지고 클럽을 들어 올렸으나 클럽헤드가 볼에 다다
르기 전에 스윙을 중지 했다면 그것도 괜찮다.
스트로크의 정의대로 클럽을 볼 전방으로 휘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 김흥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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