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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경쟁력강화방안으로 노사협력문제가 시급한
해결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도 노사관계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노사협력캠페인을 펼치면서 국내 처음으로 ''노/사/정대표
특별좌담회''를 열어 ''노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란 주제를 놓고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현주소및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방향, 그리고 이를위한 노/사/정
의 역할 등을 들어봤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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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이형구 < 노동부장관 >
박종근 < 노총위원장 >
이동찬 < 경총 회장 >
배무기 < 서울대교수 / 사회 > ]]]

<>.배무기교수=국내 처음으로 노사정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국내노사문제를
진단하고 올바른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우선 노동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장관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이형구 노동부장관=올해에는 노사화합에 대한 중요성이 다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입니다.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세계화를 경쟁력강화로 규정할때 이는 노사화합을
바탕으로해서만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노사화합없는 세계화는 불가능하지요. 노사관계는 지난80년대 후반 갈등기
를 거친후 이제는 어느정도 화합기에 접어들었다고 보지만 아직도 대립과
갈등은 여전한 상태입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노사화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산업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때 한국경제신문사가 산업현장의 안정을 위해 노사협력
캠페인을 벌이는 일은 국가발전을 위해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교수=금년도 우리 경제는 호황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WTO(세계무역기구)출범과 세계화시대를 맞은 현시점에서 상당히 어렵고
오히려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노사관계는 수치상의 분규건수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대립적관계를 보이고 있읍니다.

국내 노사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논의해 보지요.

<>.박종근 노총위원장=세계화를 맞아 노사화합이 절실하다는데 대해선
동감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사용자나 정부가 말로만 노사화합, 노사협력을 외쳐
왔지 실제 화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측에만 노사화합을 강조하지말고 이제는 노사정 모두가 새로운
입장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동찬 경총회장=노사관계는 대립에서 출발해 협력관계로 발전돼 가기
마련입니다.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지난87년 이후 7-8년만에 대립관계를 청산하고
협력관계로 발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과욕인것 같습니다.

선진국들도 노사화합을 이루기까지에는 수십년씩 걸리지 않았읍니까.
물론 멀지않아 국내 산업현장의 노사도 협조관계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전국사업장의 70-80%는 화합분위기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이같은 협조분위기가 완전 정착되기 위해선 노사정 모두가 노력해야지요.

<>.이장관=그러나 아직도 곳곳에 갈등요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일부
호황업종에서의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감, 오는6월 있을 정치행사와 관련된
사회분위기 이완, 여기에다 노동단체간의 선명성경쟁등은 노사관계를 어렵게
할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더이상 불법노사분규는 안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같은 불안요인이 쉽사리 분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지만 정부와 노동단체 재계가 함께 노력해 더이상의 불법분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지요.

정부로서는 불법분규에 대한 법적용을 보다 엄밀히 할 계획입니다.
민주주의란 법질서를 철저히 지키는것 아닙니까.

노사관계도 선진국들이 몇십년 거쳐서 화합을 이루웠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를 교훈삼아 짧은 기간내에 협력적 관계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나라의 잘못된 전철을 그대로 밟는다면 발전할수가 없지요.

<>.배교수=그럼 노사관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짚어보지요. 현행 노동
관계법에선 약자라 할수 있는 근로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3권을 보장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도 이제 빈곤에서 벗어나 상당한 소득계층으로 향상돼 있지만
고임금 지급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해선 배려가
없읍니다.

그럼에도 법체계는 너무 노사간의 대립으로 치중돼 있어 회사의 입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노조도 이제 단기적 차원의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에만 매달리지 말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발전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큰 것을 얻을수 있습니다. 사용자측도 노사관계불안은 노조측
책임이라거나 노사분규만 없으면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근로자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정부가 노사문제를 풀어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선진국의 예를
봐도 최고 경영자가 주도해 노사관계를 대립에서 협력으로 바꾸지
않았읍니까.

정부도 노조의 불법분규를 막는데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노사관계가
질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위해 정부도 능동적으로 인적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위원장=그렇습니다. 사용자나 정부도 이제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능동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노사분규가 안나게 하려면 사용자가 많이 주면 됩니다. 그러나 경쟁력차원
에서 볼때 그렇게 할수는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노사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따라서 정부도
분규를 줄이려는데만 신경쓰지말고 연속성있는 노사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노사분규가 한건도 없다고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평소때
노사간의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이 사용자나 정부측과 대화를 나누기 싶어도 모일 기회와 장소도
거의 없을뿐 아니라 잘 만나주지도 않읍니다.

현행 노사협의회법에 의해 중앙노사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는데도 5공말
장영철 노동부장관시절에 한번 모였을뿐 지금까지 한번도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할때만 대화와 협조를 강조하니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지요.

<>.배교수=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중앙노사협의회는 노사협의회법에 명시된
기구인데 그동안 너무 모이지 않은것 같습니다.

노사정이 서로의 의견을 좁히기 위해선 자주 모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장관=앞으로 저도 중앙노사협의회를 활성화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배교수=그러나 노조는 아직도 임금문제에 너무 매달려 있는게 아닌가요.

<>.박위원장=기업별노조이기때문에 그렇읍니다. 노총이나 산별연맹은 현재
경제여건이나 국민정서, 기업입장등을 고려해 적정임금인상률을 제시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단위노조서 마음에 안들면 수정해 자기뜻대로 요구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상급단체서 컨트롤할수 있는 시스템이 안돼있는 거지요. 이때문에 과격
투쟁도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현재의 기업별노조체제를 산별체제로 바꾸지 않으면 이런 갈등은
계속 될수밖에 없읍니다.

또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에게 경영참가를 시키지 않고는 무리한 임금요구가
나올수 밖에 없읍니다.

경영실적발표회를 한달에 한번씩 하든가 해서 근로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면
터무니없는 요구는 하지 않겠지요.

<>.이회장=조금전에 배교수와 박위원장이 노사관계에서의 기업측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물론 일부 수긍이 가는 대목도 있읍니다.

근로자를 아끼고 사량해야 협조적 노사관계를 이룰수 있다고 봅니다.
근로자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으려면 근로자를 아끼고 사랑해야지요.

기업가중 정부에 의지해 노사관계를 풀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또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노동관계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합니다.

현재의 노동법은 6공 여소야대의 정치구도속에서 개정돼 너무나 근로자측만
보호하려는 정신이 깊게 배 있습니다.

그러나 노사 모두 아직 자기이기주의 경향이 강해 제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의 이같은 상황에선 법개정을 실행하기는 어렵고 노사간의 신뢰가
쌓인후에 이루워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