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으로 유명한 출판사 범우사를 창업한 윤형두 회장이 지난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의 아들인 윤재민 범우출판 대표는 4일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1935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월간 ‘신세계’ 기자로 시작해 민주당 당보 ‘민주정치’에서 기자 일을 맡았다. 1963년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범우사를 설립해 출판계에 진출했다. 이후 한국출판학회 회장, 대한출판문화협회 선임부회장, 한국출판학회 회장·명예회장, 대한출판문화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네 차례 받았다. 1988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1979), (1990) 등 2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강영매 전 이화여대 교수, 윤재민 범우출판 대표, 윤재준 서울디지털대 교수, 윤성혜 윤아트 대표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양주시 장흥 신세계공원묘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지리산 해발 500m에 자리한 흑돼지 농가. 박정원 버크셔K 대표(사진)는 이곳에서 아버지 박화춘 박사와 함께 흙돼지를 키우는 스물일곱 살의 청년 농부다. 양돈업에 뛰어든 지 올해로 5년째다.
사실 ‘절대로 농부는 되지 않겠다’고 어린 시절 다짐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농장 일을 도운 그는 농부가 아닌 자신만의 꿈을 찾으려고 했다. 박 대표의 생각이 바뀐 계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일본의 한 돼지 농장을 방문하면서였다. 미에현에 있는 ‘모쿠모쿠 테마파크’를 방문한 그는 충격을 받았다. 마을 전체가 양돈업을 중심으로 양돈 농가, 식당, 체험 농가 등 관광지를 조성해 연간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흑돼지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1, 2, 3차 산업을 융합한 6차 산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모쿠모쿠 테마파크를 본 박 대표는 “한국에서도 양돈업이 단순 농업을 넘어 성장 산업으로 클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박 대표는 한국농수산대 양돈학과를 졸업한 뒤 아버지 밑에서 버크셔K를 운영하며 가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버크셔K는 육종 전문가인 아버지 박화춘 박사가 영국 버크셔 품종을 활용해 개발한 ‘한국형 버크셔’ 품종이다. 박 대표에 따르면 버크셔K의 육질은 다른 품종과 비교해 높은 산도를 띤다. 때문에 도축 후에도 수분을 머금는 성질인 보수력이 강해 고기를 구웠을 때 더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다는 설명이다.
버크셔K는 고부가가치 상품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 전략 중 하나가 ‘하몽’이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숙성해 만드는 스페인의 전통 생햄이다. 와인 안주 등으로 쓰이는 하몽